일본 국회에서 왕실 규범 개정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일본 국내에서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왕족 수 확대를 위한 왕실 개혁'이라는 명분이었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의 여왕 즉위 길을 완전히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국민 대다수(70% 이상)가 여왕 즉위를 지지했음에도, 정치권이 이를 무시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 담긴 내용만 놓고 보면 일견 진보적인 모습인 것으로 보인다. 여성 왕족이 결혼 후에도 왕족으로서의 신분을 유지할 수 있게 한 것이 주된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줄이려는 조치처럼 보인다. 그러나 법안 전체의 맥락을 들여다보면, 진정한 의도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겉으로는 개혁의 외양을 갖췄지만, 왕위 계승권 자체에는 손을 대지 않은 절충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법안의 실질적 핵심은 양자 규정의 완화에 있다는 분석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수십 년 전 왕적을 이탈한 방계 남성 혈통들이 다시 왕실로 돌아올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 것이라고 지적된다. 민간인으로 살아온 옛 왕족 남성들에게 왕실 복귀의 기회를 제공한 셈인데, 동시에 일왕의 직계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는 여왕 계승선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겉으로는 '왕족 수 부족 해결', '왕위 계승자 확보'라고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는 특정 혈통의 남성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가 되었다는 비판인 것으로 보인다. 왕족 수를 늘린다는 명분 아래, 직계 외동딸이 혈통상 훨씬 먼 방계 남성들보다 뒤로 밀려나는 법이 법제화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의 왕위 계승 서열을 보면 이 모순이 더 선명해 보인다. 왕위 계승권 1순위는 일왕의 형제인 왕세제다. 2순위는 그 아들인 왕자로 이어진다. 이들 외에 왕위 계승자가 없다는 것이 법안 추진의 명분이었지만, 정작 해결책은 직계 외동딸을 배제하고 방계 남성들을 복구하는 것이었다. 현재의 왕족 체계는 남계 혈통만을 왕위 계승선에 포함시키는 구조인데, 이번 개정은 그 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결정에 일본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커다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의 정치권이 인정하는 바에 따르면, 여성이 나라의 행정을 이끌 수 관계자가 될 수는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국가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여왕은 불가능하다는 것인가. 총리는 되고 여왕은 안 된다는 이 이중기준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현지 언론 아사히신문은 국민 여론을 외면한 배경에는 근본적인 남성 우월주의 인식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근대적 가부장 체계가 현대 법제 속에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왕실이라는 전통의 이름으로, 성별 위계를 법으로 공식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 원문 발췌

여성 왕족이 결혼 후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한다는 일부 진보적 내용은 담겨 있지만 이미 왕족이 아닌 옛 왕족의 부계 혈통 남성을 양자로 받아들이자는 게 핵심입니다.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