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동차 여행 중 주유소 결제라는 단순한 절차가 이렇게 복잡할 줄은 몰랐다. 지난주 노르웨이의 한 주유소에서 난감한 상황을 겪고 난 뒤,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에서 받은 조언을 따라 다시 한 번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번엔 같은 무인 주유소에 다시 찾아갔는데, 카드와 비밀번호만으로 주유를 마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무인 주유소 앞에 섰을 때, 가장 먼저 든 불안감은 전화번호 입력 화면이 또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지난번 방문 때는 차 옆에 붙은 안내문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는데, 이번엔 그걸 미리 메모해 두지 못했던 터였다. 주변을 이리저리 찾아봐도 안내 전화번호가 보이지 않았다. 북유럽은 주유소를 무인화한 지 오래고, 전화번호 입력이나 앱 연동 같은 현지 특유의 절차를 거치는 곳이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엔 그 절차를 거칠 수 없을 것 같은 막막함이 밀려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카드를 인식시키고 비밀번호를 입력하자마자 주유기가 정상 작동되었다. 전화번호 입력이라는 예상의 허들은 사라졌다. 가슴을 놓고 탱크를 가득 채웠다. 휘발유 리터당 24.19 노르웨이크로네라는 가격은 지난번 방문한 주유소보다 조금 저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종 주유 금액은 대략 23만 원대였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 밖의 함정이 나타났다. 카드에서 먼저 1500 노르웨이크로네(약 18만 원대)가 선결제로 차감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유 금액은 아직 결제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게 바로 북유럽 주유소의 선결제(pre-authorization) 방식이라고 불리는 시스템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유량을 사전에 알 수 없을 수 있으니 카드에서 미리 일정 금액을 보류 처리하는 방식인데, 여기서 중요한 건 카드사마다 이 보류 금액을 해제하는 시점이 전혀 다르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해외 카드 사용자들은 마치 돈이 두 번 청구되는 것 같은 불안감을 겪게 된다.

영수증을 모바일로 받으려고 화면을 보니 전화번호 입력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야 정상적인 절차가 나타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앞으로가 문제다. 선결제로 보류된 돈이 실제 결제액을 초과한 만큼 차액이 환급되려면 며칠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 동안 카드 한도는 줄어든 것처럼 보이고, 계좌는 마치 이중 청구를 당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노르웨이를 횡단하는 동안 주유는 여러 번 더 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돈이 빠져나갔다가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해외 여행을 앞둔 사람들이라면, 출발 전에 현지 주유소의 결제 방식이 어떤 구조인지 간단히라도 파악해 두는 것이 이런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행을 계속하려면 현재로선 허리띠를 단단히 매야 할 상황이 되었다.


📌 원문 발췌

그런데 선결재로 1500NOK를 먼저 빼갔습니다. 실제로 주유한 금액은 아직도 결제가 안되고 있습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