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는 올랐는데 나스닥은 내렸다. 같은 날 같은 시장인데 왜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을까. 28일 미국 증시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이 모순 속에 있다.

반도체가 집중 매도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49%로 떨어졌고, ***ADR은 전날 한국 증시 낙폭을 그대로 반영한 듯 -8.98%까지 내려앉았다. 마이크론(-8.85%), 샌디스크(-14.25%), 웨스턴디지털(-6.91%) 같은 메모리 칩 회사들도 연쇄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에서 반도체 투심이 깨지자 그 파급력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필라델피아 지수까지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이 얼마나 민감한지, 한 나라의 위기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헤지펀드들이 기술주를 한꺼번에 청산하기 시작했고, 그 여파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그런데 같은 오후 다우지수는 1%대 상승으로 반등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의 성격이 중간에 바뀌었다는 신호였다. 의약품·생활용품·음료 같은 '불황에 강한 기업'들이 갑자기 순환매 대상으로 떠올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라이릴리(+1.93%), 에브비(+2.45%), 월마트(+1.22%), 코스트코(+1.58%), 코카콜라(+5.00%) 같은 종목들이 하나둘 올라갔다. 성장 대신 방어를 선택하는 판단들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었다.

변수는 오후 늦게서야 드러났다. 미-이란 협상 진전 소식이었다. 이스라엘 언론들이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분쟁에서 절충안에 합의했고, 미국-이란 간 MOU 복원 협상이 임박 중"이라고 보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곧바로 유가가 5% 이상 추가로 내려갔다. 2일 연속 5%대 낙폭이었다. 유가가 내려가면 금리 부담도 완화된다는 논리다. 10년물 금리가 4.6% 아래로 내려가면서 시장 전체 심리가 한순간에 나아졌다는 반응들인 것으로 보인다.

단 하나의 변수가 하루 장세를 뒤집은 셈인 것으로 보인다. 아침엔 반도체 약세, 오후엔 경기방어주 순환매. 성장주에서 안정주로, 기술에서 필수소비재로. 한 날에 시장의 주인공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내일(29일) 한국 증시에는 거대한 변수가 남아 있다. ***의 실적 발표다. 실적 숫자보다는 경영진 컨퍼런스콜 메시지와 주주환원 계획이 시장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는 전망들인 것으로 보인다. 어제 ***ADR은 -9%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시장이 얼마나 큰 불확실성을 한 날에 미리 반영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오늘 발표 결과에 따라 한국 반도체 산업 전망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 원문 발췌

다우 ▲+1.03% / 나스닥 ▼-0.22% / 필라델피아 반도체 ▼-4.49%. 한국발 반도체 투심 위축 지속되며 나스닥 하락 출발, 반면 제약·소비재·금융 등 경기방어주 순환매에 다우 강세.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