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 경찰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현실이 있다. 경찰의 수사가 미진하거나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이런 상황에서 변호사 선임을 감당할 수 없는 일반인들을 보호해온 제도가 바로 '보완수사권'인 것으로 보인다.

검사가 경찰의 송치 사건에 대해 미흡한 부분을 직접 지시하고 보완하게 하는 이 권한은, 형사사법체계에서 중요한 안전망 역할을 해왔다. 변호사비를 지불할 여력이 없는 피해자들도 검사의 보완 지시를 통해 경찰 수사의 공백을 메울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경제력 없이도 제도권 내에서 공평한 수사 기회가 보장되는 구조였다. 그런데 현재 논의 중인 법 개편으로 이 권한이 완전히 사라질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 공백을 누가 메워주게 될까.

최근 한 지상파 방송에서 이 문제에 대해 발언한 한 법조인의 입을 통해 흥미로운 대안이 제시되었다. '피해자는 언론에 사건을 알리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는 취지의 언급이었는데, 그 순간 해당 인물의 표정이 평소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한다. 폐지론을 지지해온 입장에서도, 현실의 대안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깨닫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는 관찰인 것으로 보인다.

언론 호소가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 방식이 효과를 거두려면, 그 사건이 충분히 주목을 받을 만큼 '언론가치'가 있어야만 한다. 아동 학대, 고급 수사 소재, 유명 인물 연루 같은 극적 요소가 있어야 기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다수의 형사 피해는 그렇지 않다. 보험금 사기, 전세금 반환, 근무지 폭력 같은 일상적 범죄들은 '기사화'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런 피해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결국 자신의 주머니를 열어 변호사를 선임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높은 선임료에 진행 비용까지 더해지면, 피해액보다 법률 대리비가 커질 수 있는 상황도 많다. 이는 미국의 법 체계, 즉 형사 사건 피해 구제가 철저히 개인의 경제 능력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부자는 최고의 변호사를 고용해 수사 전개를 주도하고, 가난한 자는 경찰과 검사의 결정에 수동적으로 따라야 하는 시스템인 것으로 보인다.

폐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검찰의 표적수사'를 우려한다고 말한다. 특정 인물을 겨냥한 정치적 탄압을 방지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정말 그 우려가 현실적일까. 검찰 특수부의 표적수사 대상이 될 만큼 고위급이거나 권력 있는 인물이 한국 사회에서 얼마나 많을까. 게다가 현 정부의 검찰 개혁으로 인해 검찰의 별건수사 개입 능력까지 현저히 제한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결국 표적수사 공포는 극소수의 고위급만 해당되는 우려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피해를 보는 쪽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미진함이나 오류로 인해 고통받던 보통의 시민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제도권 내에 자신을 구제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진다. 언론도 관심 없고, 변호사도 능력이 없거나 비용이 맞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법 개편 과정에서의 정치적 공방도 눈에 띈다. 한 여당 의원이 이 법을 특정 인물의 이름으로 부르자는 제안을 한 것에 대해, 비판 여론에서는 '그렇다면 이 법의 이름은 다른 두 의원의 이름으로 붙여야 한다'는 풍자를 내놓았다. 법안의 정치적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 하는 공방 속에서, 실제 피해를 입을 일반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작아져 보인다.


📌 원문 발췌

그동안은 검사가 사실관계나 증거에 미진한 부분을 짚어내서 변호사를 안써도 구제받을 여지가 있었다면, 보완수사가 폐지되면 제도권내에 그걸 해줄 사람이 없고, *** 변호사님 말대로 언론에 대고 떠들고 들어주기를 바라던가, 쌩돈들여 변호사를 써야겠죠.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