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인의 감정 상태가 전체 집단의 분위기를 완전히 좌우하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특히 가족 식탁에서는 더욱 그렇다.
시누이가 기분이 언짢으면 그 순간 온 가족이 그것을 감지하게 된다. 밥을 먹으면서도 대화의 톤이 달라진다. 처음에는 좀 더 날카로움이 묻어난다. 누군가 일상적인 말을 꺼내도 반응이 차갑거나 어딘가 불편한 느낌이 스친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 갑작스럽게 침묵이 내려앉는다. 아무도 편하게 말을 걸 수 없을 정도의 무거운 분위기. 식탁이 얼어버린 듯한 그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악몽처럼 느껴진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아무도 그것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인다. 식탁에 앉은 모든 사람이 그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고, 당사자도 아마 알고 있을 테지만, 누구도 "요즘 무슨 일 있으세요?" 또는 "혹시 기분 나쁜 게 있나요?"라고 물어보지 못한다. 대신 모두가 조심스러워진다. 다음 말 한 마디를 신중히 고르게 되고, 너무 크게 웃을 수도 없고, 가벼운 농담도 삼간다. 누군가는 밥을 더 천천히 먹게 되고, 누군가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일종의 눈치 싸움이 무음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바로 가족 관계가 만들어내는 독특하고 도피할 수 없는 구조다. 친구나 동료 관계라면 "너 요즘 뭐가 있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을 수 있다. 상대방이 답하지 않으면 일단 그것으로 끝난다. 시간이 약간의 거리감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하지만 가족은 다르다. 관계를 끊을 수 없고, 앞으로도 계속 만나야 한다. 명절마다, 기념일마다 함께 모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편함을 직접 말하는 것이 더 큰 불편함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이 본능적으로 생긴다. 결과적으로 '침묵의 공모'가 만들어진다. 모두가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데 아무도 꺼내지 않는 그 상태.
이 패턴이 한 번 두 번 반복되면, 시누이 본인은 자신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점차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누군가가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당신의 감정 변화가 모두를 힘들게 한다"고 말해주는 일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신 침묵만 계속 쌓인다. 그 침묵 속에서 시누이는 자신의 태도를 개선할 기회를 잃고, 가족들은 매 모임마다 똑같이 눈치를 본다.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같은 상황이 다음 모임에서도, 그 다음 모임에서도 반복되는 양상을 띤다.
글쓴이가 느끼는 또 다른 스트레스는 확실성의 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시누이가 원래 타고나기를 그렇게 예민한 성향인 건지, 아니면 자신을 향한 특정한 감정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 혹시 자신이 뭔가 잘못한 건 아닌지, 자신 때문에 분위기가 이 모양인 건 아닌지 하는 의심까지 생긴다. 의도적인 태도라면 직접 대면할 여지라도 있겠지만, 성격 차원의 일이라면 어떻게 관계를 풀어가야 할지도 막연하다.
더욱이 며느리나 올케 입장이라면 이 상황은 더욱 답답해지기 쉽다. 혈연이 아닌 관계라는 근본적인 거리가 존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친언니처럼 편하게 "뭐가 문제야? 솔직하게 말해봐"라고 물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완전히 거리를 두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 어중간한 관계 속에서 모임 때마다 같은 불편함을 반복해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가족이 되고 싶지만 가족이 될 수 없는 그 경계에서, 모임이 올 때마다 숨을 죽이며 기다리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느낌.
📌 원문 발췌
밥 먹으면서도 좀 날카롭게 말하다가 나중엔 갑자기 조용해지고. 아무도 직접 얘기를 못 하니까 다들 조심스럽게 있는 거예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