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지역 커뮤니티에서 나온 이야기가 인상적인 것으로 보인다. 특정 서비스를 신청했을 때 다양한 상황에서 예상 밖의 재회가 발생한다는 내용인데, 콜걸 서비스를 청했을 때도, 에어컨 수리 기사가 왔을 때도, 종교 의식을 위해 스님을 초대했을 때도 모두 초등학교나 중학교 동급생이라는 것으로 보인다. 마트에 가도, 편의점을 방문해도, 중고차를 사러 가도 어디선가 학창시절 동급생을 만난다고 한다. 심지어 특정 신문의 구독을 권유하러 온 방문객도 옛 학교의 선후배였다는 식의 사례들이 이어진다.

웃음을 자아내는 나열이지만, 이 뒤에는 일본 지방 소도시의 구조적 변화가 숨어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인구 감소와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지역의 상권 자체가 극도로 압축된 상태를 맞이했다는 분석인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들이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남겨진 인구는 중장년층 이상이 주를 이루게 되고, 결과적으로 배관 기술자, 전기 기술자, 서비스업 종사자, 공무원, 종교인, 소매상인 같은 다양한 직업을 동일한 세대가 분담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시골 지역이나 소읍을 직접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이런 상황에 공감할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시골에서는 정말로 필요한 순간마다 학교 후배나 선배, 고향 친구, 유년시절의 이웃을 만나게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도시 환경에서라면 전혀 다른 경력과 배경을 가진 타인인 두 사람도, 인구가 소수인 지역에서는 같은 초등학교·중학교의 후배 또는 선배로 만나는 일이 빈번하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지방부가 겪는 변화는 한국의 농촌·소도시에서도 유사한 맥락으로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생기는 일들은 명확한 양면성을 보인다는 의견이 있다. 한 측면으로는 누군가 필요한 상황이 생길 때 신뢰도 높은 지역 내 지인을 통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의 모든 행동과 선택이 지역 내에 빠르게 알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떤 서비스를 이용했는지, 어디를 방문했는지, 무엇을 구매했는지가 자동으로 마을 소문의 대상이 되는 환경에서는 심리적 자유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이 심화될수록, 남겨진 소도시와 시골 지역의 이런 압축된 인간관계 구조는 더욱 심화되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도시와 지역 간의 인구 격차가 커질수록 소도시에서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결과적으로 대도시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시골에서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학창시절의 단순한 인연이 인생의 여러 순간에 예상 밖의 교점을 이루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웃음거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인구 소멸의 시대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심각해진 지역 격차는, 도시 주민에게는 낯설지만 인구 감소 지역 곳곳에서 이미 심화되고 있는 일상의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


📌 원문 발췌

콜걸을 불렀더니 동급생이 왔다. 에어컨 수리를 불렀더니 동급생이 왔다.

원본 출처: 루리웹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