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거대한 자산 규모는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매도 신호만 보여도 지수가 출렁일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이 주식을 팔지 말기를 요구한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지켜달라는 절박한 외침으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이 요구는 국민연금의 기본 원칙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국민연금의 본래 목적을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민연금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기금이 아니다. 전체 국민의 노후를 지키기 위해 국민 전체로부터 모인 자금을 운용하는 수탁자(trustee)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를 이해하려면 '수탁자 의무(fiduciary duty)'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수탁자 의무란 다른 사람을 대신해 자산을 관리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법적, 도덕적 책임을 뜻한다. 국민연금은 가입자들을 대신해 자산을 운용하므로, 최적의 수익을 추구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특정 자산에만 베팅하거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자산 배분을 왜곡하면 안 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가장 안정적이고 수익성 높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책임인 것으로 보인다.

리밸런싱은 이 수탁자 의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정한 목표 비중이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주식 40%, 해외 주식 30%, 채권 20%, 대체자산 10% 같은 식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주가가 오르면서 국내 주식 비중이 45%로 올라가면, 목표치에 맞춰 5% 상당을 파는 것이 리밸런싱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감정 없이, 기계적으로 실행되는 원칙인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 냉철함이 장기 수익을 지키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팔지 마"라고 요구할 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민연금이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면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경제학적 역설이 생긴다. 국민연금이 팔지 않으므로 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이 높은 가격대는 외국인 투자자나 다른 기관투자가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그들은 자신들의 주식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차익을 챙기고, 국민연금은 더 비싼 가격대에 주식을 떠안게 되는 역설에 빠진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제 투자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국내 주식 시가총액은 세계 전체 주식 시가총액의 약 2% 수준일 뿐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만 초과 비중을 유지하면, 자동으로 고점 진입 위험에 노출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포트폴리오 이론의 기본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주식, 채권, 부동산, 대체자산 등 다양한 자산군으로 분산하는 것이 장기적 손실을 줄이고 수익을 키우는 정석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의 요구를 다시 보면 어떨까. 물론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위축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공적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높여달라"는 요구를 계속하면, 그것은 전체 국민의 노후 자산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쓰라는 것과 같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적연금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사적 이익의 도구로 만드는 것이라는 비판이 여기서 제기된다.


📌 원문 발췌

국민연금의 본래 목적이 주가부양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실현 해야할때 해야 하고, 전체포트중에서 국장 비중도 적정해야 합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