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동행을 돕던 일이 어느 순간 '당연한 역할'로 굳어지는 경험을 한 한 사위의 사연인 것으로 보인다.

맞벌이 부부인데, 장인어른의 건강이 좋지 않아 한 달에 2~3회 큰 병원을 다닌다고 한다. 처음엔 아내가 연차를 쓰기 어려울 때가 많았고, 운전에 익숙한 사위가 자연스럽게 동행을 맡게 됐다는 설명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병원 예약이 정해지면 장모님은 먼저 아내에게 "사위가 시간 되지?"라고 물어본다고 한다. 사위 본인의 일정을 먼저 확인하지도 않고, 이미 사위가 가는 걸 전제로 대화가 진행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구조 속에서 자발적인 도움은 점차 '당연한 책임'으로 변해간다. 처음엔 도움이었지만, 반복되다 보니 주변이 이를 자동으로 따라와야 할 역할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핵심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엔 중요한 회의가 있어 이번만큼은 못 간다고 말씀드렸다고 한다. 그러자 장모님은 "사위가 바쁘면 어쩔 수 없지"라며 서운한 느낌을 드러냈다고 한다. 심지어 아내도 "이번 한 번만 어떻게 안 될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위가 거절하는 순간,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게 특징인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만 거절하면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사위는 궁금증을 품었다. 아내에게 "처남도 있는데 왜 항상 나만 가?"라고 물어봤다는 것으로 보인다. 아내는 "동생은 아이도 있고 회사도 멀어서"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처남은 주말마다 골프를 다니고 친구들도 자주 만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바쁜 게 사실이더라도, 결국 '시간이 없다'는 건 '시간을 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드러나는 건 명확한 비대칭인 것으로 보인다. 처남은 "아이가 있고 회사가 멀다"는 이유로 자동으로 면제되지만, 사위는 "운전을 잘한다" "장인어른께서 편해하신다"는 이유로 자동으로 차출된다. 능력 있는 사람이 무조건 '담당'이 되는 구조 말인 것으로 보인다.

아내가 "당신이 운전도 잘하고 부모님도 편해하시잖아"라고 말했을 때, 사위가 더 서운해했다는 대목이 인상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은 곧 '능력이 있으니 계속 해야 한다'는 논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능력이 있다고 해서 그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 자발적인 도움에서 출발했지만, 어느 순간 의무가 되어버린 상황 속에서 당사자만 죄책감을 안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핵심은 사위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장인·장모의 건강 관리는 1차적으로는 자녀들의 책임이어야 하지 않을까. 사위는 가족으로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돕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 아닐까 싶다. 그런데 현실은 반대다. 도움을 거절하는 순간 분위기가 흐려지고, 능력 있는 당사자만 죄책감을 지게 된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명확한 기준 없이 역할만 계속 커지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처남도 있는데 왜 항상 나만 가?'라고 물었습니다. 아내는 '동생는 애도 있고 회사도 멀어서'라고 했습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