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사태로 불리는 이 사건은 경기 도중의 극한 경쟁이 어디까지 정당한지를 묻는 질문으로 보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더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그건 경기 중의 행동이 아니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경기 중후반에 상대를 흔드는 행동과 콜드게임 직전의 조롱은 같은 범주에 놓을 수 없다. 전자는 승리를 위한 전술이고, 후자는 이미 결정된 승부 뒤 상대의 무력함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타이밍이 행위의 본질을 완전히 바꾼다.
심리전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일은 경쟁 스포츠의 일부다. 상대 멘탈을 요동치게 하려는 시도가 이기고 싶은 욕구의 표현일 수 있다. 아직 경기가 진행 중이라면, 그런 강도 높은 행동도 승부의 일부로 봐줄 여지가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는 이를 경기력의 일환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선을 넘은 행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건 최소한 맥락이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미 경기가 끝나고, 승패가 명확해진 상황에서 같은 행동을 했다면? 그때는 승리를 위한 전술이 아니다. 이미 이겨있는 자리에서 패자를 조롱하는 것으로 보인다. 승자의 여유도 찾기 어렵다. 오직 남는 건 이긴 만큼 상대를 깔아뭉개고 싶다는 욕망, 상대의 비참함을 보며 쾌감을 느끼는 심리다.
이 차이를 놓치는 게 문제다. 많은 반응이 "어라, 그게 뭐 하는 짓이냐" 수준에서 멈춘다. 그 행동의 정확한 시점이 뭐였는지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사건은 희석된다. "열심히 했던 거 아니냐" "젊으니까 실수" 같은 변명이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타이밍을 명확히 하는 순간, 이건 더 이상 우발적 과열이 아니다. 경기 후 의식적으로 내린 선택이 된다.
원문 댓글들 사이에서 자주 보이는 반응은 "이게 진짜 운동선수의 행동이냐"는 질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자, 운동선수, 투사 중 뭐든 돼야 한다면, 그건 상대를 꺾은 뒤 그 무력함을 즐기지 않는 최소한의 선이 아닐까. 진짜 강한 사람은 이미 이긴 상대를 더는 건드리지 않는다. 거기서 멈추는 게 진정한 자신감인 것으로 보인다.
타이밍을 놓치면 사건은 희석된다. 그걸 단순한 열정의 표현으로, 또는 젊음의 과실로 포장하기 쉽다. 하지만 '언제' 했느냐가 명확하면, 그건 더 이상 우발적 과열이 아니다. 경기 후 의식적으로 내린 선택이 된다. 패배 직전이라는 타이밍 속에서 벌어진 행동은 단순히 승부욕이 아니라, 약한 상대를 짓누르는 것을 즐기겠다는 의도를 드러낸다.
이런 비겁함이 한번 몸과 마음에 남으면 어떻게 될까. 그것이 습관이 되고, 강한 쪽이 약한 쪽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 당연한 법칙처럼 굳어진다면. 운동장을 떠난 뒤의 인생에서도, 그 사람은 힘에만 의존하는 누군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덕이 아니라 생존 전략으로,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고 피해자를 짓누르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젊을 때 한번 맛본 '힘의 쾌감'이 얼마나 중독성 있는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 원문 발췌
이미 콜드게임 직전에 저 짓거리를 했다는게 승자의 여유 같은건 찾아볼수도 없고, 이긴김에 패자에게 조롱해서 재미를 느끼겠다는 정말 비겁한 행동이네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