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출신 야구선수 ***는 고등학교 졸업 후 영남대학교에 진학해 투수로 활동 중이었다. 고향을 그리워하던 그가 ***로 내려온 것은 단순한 귀향이었다. 하지만 그 방문이 생과 죽음의 경계가 될 줄은 몰랐다. 계엄군이 도시 진입을 봉쇄하면서 대구로 돌아갈 길이 끊겨버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는 외지 출신 체류자들이 속절없이 갇혀 있던 상황이었다. 단순히 방문 중이던 민간인도 예외 없이 도시 봉쇄의 그물망 안에 포함되었다. 야구선수의 고등학교 후배들도 마찬가지였다. 고향에 못 들어온 여러 학생이 같은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 시점에서 한 사람의 선의가 나타났다. 후배 ***의 아버지인 여관 주인은 당시 ***지역에서 숙박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고향에 갇힌 후배 야구선수를 거두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려운 시절, 낯선 청년 하나를 집에 들여 머물 공간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여관에는 야구선수뿐 아니라 돌아갈 길 없는 고등학교 출신 학생들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은신처가 되어줄 줄 알았던 여관에 공포가 찾아왔다. 어느 날, 여관 근처에서 한 청년이 지나가던 계엄군 차량을 향해 주먹감자를 던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이 상황을 바꿔 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목격한 계엄군 두 명이 착검한 총을 들고 여관으로 달려왔다. 청년을 쫓다 들어온 것일 수도, 다른 의도가 있었을 수도 있었지만, 극한의 혼란 속에서는 구분이 무의미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관의 모든 사람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야구선수는 마당에 서 있다가 계엄군 하나의 대검이 자신의 목에 닿는 것을 느꼈다. 협박 섞인 고함이 쏟아져 내렸다. 그는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영문도 모르면서 오직 두 손을 들고 벌벌 떨 수밖에 없었다. 죽음의 위협 앞에서 말은 무의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순간, 여관의 일을 마치고 돌아온 한 사람이 이 광경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로 여관 주인, 즉 후배의 아버지였다. 그는 화들짝 놀라 계엄군 장교의 바짓가랑이를 붙들었다. 그리고 절박한 목소리로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이 *** 아버지이며, 이 학생은 야구만 하는 순진한 청년이니 한번만 봐달라고.

그 한 마디가 칼날을 멈춘 것으로 전해진다. 우연히 알려진 아버지의 이름이, 그 당시 이미 야구팬들 사이에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유명 선수의 아버지라는 정체성이, 죽음의 위협을 가르던 무기를 거두게 만들었다. 계엄군 장교는 그 선수를 잘 알던 야구팬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결국 부대원들에게 철수를 명령했다고 한다.

극한의 공포가 지나간 뒤, 여관 주인의 어머니가 야구선수를 달래기 위해 나왔다. 딸기 한 바구니를 씻어서 건넸다. 하지만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린 선수는 그 딸기에 손을 대는둥 마는둥 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랜 시간 먼산만 바라봤다. 생존자의 침묵 속에는 극한의 공포, 죽음과 등을 맞대고 섰던 경험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가 말없이 증언되고 있었다.


📌 원문 발췌

이 녀석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야구만 하는 순진한 학생이니 한번만 봐주시오. 너 임마 용궁갔다 온 줄 알라.

원본 출처: 루리웹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