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에서 사흘 사이에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4구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클리앙에 올라왔다. 게시글 아래 "고담 시티 인가요?"라는 짧은 댓글이 달렸고, 이 한 줄에 집중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이유를 살펴볼 가치가 있다.

수치에 압도당하다

사흘이라는 짧은 기간에 4명의 시신이 연이어 발견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물론 개별 사건으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이렇게 촘촘한 시간 간격으로 반복되는 일은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난다. 특히 모두 실종 사건과 연관된 시신 발견이라면, 그 빈도 자체가 일반인에게 가지는 무게감은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게시글의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실종자 시신 4구 발견'이라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보다는 '사흘'이라는 시간축이 주는 충격이 더 크다. 누적이 아니라 '동시성'이 독자의 감정을 자극했던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이 선택한 반응: 블랙유머

"고담 시티 인가요?"

이 댓글은 한국의 DC 코믹스 팬들이 자주 던지는 농담인 것으로 보인다. 고담 시티는 배트맨이 활약하는 가상의 도시인데, 그곳은 범죄와 죽음이 끊이지 않는 곳인 것으로 보인다. 현실의 어떤 도시가 범죄나 사건이 유달리 많으면, 온라인에서는 이를 빗대어 "여긴 고담 시티냐"라고 표현해왔다.

이는 충격적인 사건 앞에서 온라인 커뮤니티가 취하는 거리두기 전략으로 읽힌다. 사건의 심각성을 직접 마주하고 분석하는 대신, 가상의 설정에 대입해 비현실처럼 소화해낸다는 의미다. 그것을 유머로 표현함으로써, 스스로를 그 사건으로부터 격리시키는 심리 메커니즘이라 볼 수 있다.

인지 부조화를 유머로 돌리다

사흘 새 4명이라는 수치는 "이게 실화인가?"라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일상에서 그런 일은 뉴스 헤드라인이지,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에서 직접 경험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 괴리감, 즉 현실 같지 않은 현실 앞에서 인지 부조화가 발생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 부조화를 해결하는 방식을 오랫동안 터득해왔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사건을 마주했을 때, 즉각적인 감정 표출보다는 블랙유머로 일관함으로써, 사건을 '뉴스 속 이야기'로 재설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게시글의 "고담 시티냐"는 댓글도 그런 맥락에서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바람직한 대처인지, 아니면 사건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것인지는 별개의 논점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온라인이 집단적으로 선택한 감정 표현 방식이라는 점에서, 그 속에는 '이 정도 충격은 유머로 완화해야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무언의 합의가 담겨 있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현실이 현실 같지 않을 때

사흘 새 4구는 숫자일 뿐 아니라, 그것이 일어난 시간의 촉박함까지 포함한다. 만약 같은 4명의 시신이 4개월에 걸쳐 발견됐다면, 온라인의 반응은 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가슴을 친다고는 해도, 그 정도면 수용 가능한 수준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사흘 새 4명이라는 빈도가 가져온 것은 다른 종류의 질문이었다. "이게 정말 우리 현실의 일인가?" 그리고 온라인의 첫 번째 반응은 '아니다, 이건 고담 시티 같은 가상의 세계에 가까운 일인 것으로 보인다'라는 자조적 재설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식의 감정 처리가 얼마나 건강한지, 또 그 너머에 실제로 필요한 대응과 성찰이 있는지는 별도의 고민거리다. 다만 이 한 줄의 댓글에는, 연쇄적으로 반복되는 충격 앞에서 현대 온라인이 보여주는 집단적 무기력과 자기보호 방식이 오롯이 담겨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 원문 발췌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