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든 그에 맞는 설명이 항상 준비되어 있다는 관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한 누리꾼이 지적한 현상을 보면, 주식 시황 해설의 흥미로운 구조가 드러난다.

예를 들어 투자 공시가 나왔다고 하자. 주가가 오르면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니 경기 회복 신호로 해석돼서 올랐다"는 설명이 나온다. 같은 공시인데 주가가 내리면 "투자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미 시장이 반영한 뉴스라 실망팔이가 나왔다"는 해석이 따라온다. 실적 발표는 어떨까. 실적이 좋으면 주가가 오른다고 해석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같은 호재 속에서 주가가 내려도 "좋은 실적은 이미 선반영되어 있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없었다"는 설명이 만들어진다. 심지어 아무 뉴스가 없어도 "저평가 상태니까 오를 거다"는 해석과 "고평가 상태니까 내릴 거다"는 정반대 예측이 동시에 존재한다.

어떤 재료가 터져도, 어떤 결과가 나와도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논리가 있다. 이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사후확증 편향(hindsight bias)'이라고 부른다. 결과가 나온 뒤에 그 결과가 당연했다고 느껴지는 인지적 착각을 말한다. "내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라는 착각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주식 시장에서 이런 일이 특히 자주 벌어지는 이유는, 가격이 동시에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어떤 방향으로 나가든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요소들이 항상 존재한다. 시황 해설자들은 결과를 먼저 본 뒤 그에 맞는 이유를 짜맞추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의도적이라기보다는, 가격 변동의 원인을 사전에 특정하기 너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주식은 감으로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분석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면, 남는 것은 경험과 직관뿐이라는 의미다. 이 조언 자체가 역으로 얼마나 주식 시장의 예측이 어려운지를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읽힌다. 한 누리꾼은 "그렇게 감을 어떻게 키우냐"는 질문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질문이 그대로 답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패턴을 한 번 의식하고 시황 해설을 들으면 달라진다. "결과가 정해졌으니 그에 맞는 설명이 만들어진 것 아닌가"라는 의심이 생긴다. 시황 해설의 논리가 사전 예측이 아니라 사후 합리화는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이것이 시황 해설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설을 절대적 진실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흥미로운 관찰 정도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생긴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주가의 움직임과 그 원인을 한 번 따로 생각해 보는 거다.


📌 원문 발췌

투자 함 -> 주가 오름: 투자 해서 오름, 주가 내림: 투자 해서 내림. 결과를 놓고 원인을 찾는 느낌.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