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현장의 현실은 계획과 다르다. 평화로운 시위를 만들려고 계획했어도, 현장에 가보면 예상 밖의 움직임들이 섞여 있다. 분위기를 격화시키려는 이들,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이들, 상대를 조롱하고 폄하하는 이들. 진정한 운동가들은 이런 모습들이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전개되는 것에 깊은 답답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주목할 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괴물은 되지 맙시다"라는 제목의 그 글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절절한 호소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있다. 동시에 운동 진영 스스로가 빠지기 쉬운 함정을 명확히 지적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가치가 있다.
상대처럼 되는 것의 위험성
운동 진영이 빠지기 쉬운 실수로 지적되는 것이 있다. 자신들을 비판하고 조롱한 상대에게 똑같이 조롱과 폄하로 대응하는 일인 것으로 보인다. 원문 글쓴이가 "조롱받았다고 조롱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해석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를 비판하던 입장에서 상대와 동일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되는 순간, 애초에 주장하던 신념의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저들과 똑같이 흙탕물 안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 진흙탕에 빠지면 누가 어느 편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의도적으로 격화시키는 외부 행위자들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집회 현장에는 운동 진영 내부의 극단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려는 외부 행위자들도 섞여든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정 진영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역사적으로 평화로운 집단행동이 과격화되는 패턴은 진영을 불문하고 반복되어 온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외부에서 분위기를 부추기는 세력들이 개입함으로써 운동의 원래 목표가 왜곡되는 일이 계속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목표로 지적되는 것은 명확하다. 운동 진영이 스스로 극단화되도록 유도함으로써, 그 운동의 정당성을 자체적으로 훼손하게 만드는 일인 것으로 보인다. 운동을 지지했던 사람들까지 운동 자체에서 멀어지도록 만드는 효과도 노린다는 분석인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운동의 정당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빼앗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그들이 원하는 바를 따르지 않는 것, 그것이 저항이다
여기서 원문 글쓴이의 통찰이 깊어진다.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주면 안 된다"는 마지막 문장은 단순한 도덕적 호소가 아니라는 의미다. 폭력과 조롱으로 대항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 상대처럼 변질되지 않으면서도 운동을 계속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전략이자 정체성 유지의 방식이라는 해석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약함의 표현이 아니라는 게 중요하다. 오히려 운동의 힘을 보존하고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현실적 방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상대의 의도를 거부함으로써 상대가 노리는 변질을 막는다. 그들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 자체가, 운동이 자신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일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흔들리지 않기, 그것이 운동의 힘이다
결국 평화로운 운동이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게 핵심 메시지로 읽힌다. 분노와 개탄의 심정은 타당하지만, 그것이 상대 모방과 극단화로 표현되는 순간 운동의 기초가 흔들린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와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저항이 될 수 있다는 선택지가 여기에 있다.
📌 원문 발췌
괴물을 잡자고 괴물이 되면 안됩니다. ***를 잡자고 ***가 되면 안됩니다. 저들과 똑같이 흙탕물 안에 들어가면 안됩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