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을 함께하며 수많은 순간을 겪었지만, 그날은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시어머니가 자신에 대해 무언가를 말씀하고 있었고, 남편이 그 자리에서 입을 열었다. 어머니의 의견에 다른 관점을 제시한 그 한마디가 나왔을 때, 글쓴이는 순간 멍해졌다. 11년의 결혼생활 동안 이런 일은 처음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때의 감정을 다시 살펴보면, 먼저 놀라움이 있었다. 수년 동안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가족 구조 속에서 배우자가 처음으로 아내의 입장을 명확히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그 한마디는 작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시어머니 앞에서 직접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당연하다고 믿어온 위계를 의식적으로 깨뜨리는 행동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글쓴이는 남편에게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것은 단순한 감사 표현이 아니었다. 결혼생활을 이어가면서 명시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것들, 자신의 입장이 무시되거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모든 순간들에 대한 일종의 승인처럼 느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마침내 배우자가 자신의 존재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신호로 읽혔다.
하지만 남편의 답변은 예상 밖이었다. 그는 늦게 미안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11년을 함께했으면서 지금에야 그렇게 말하는 것이, 고맙기도 하지만 동시에 왜 이제야 그랬는지를 묻게 만들었다. 남편의 설명은 더욱 복잡한 감정을 낳았다. 예전엔 어머니 말씀이 다 맞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까 아닌 것 같다는 고백은, 결국 11년이라는 시간이 그를 얼마나 천천히 변화시켜 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부부 관계에서 시댁과의 갈등은 특별한 사건 없이도 일종의 당연한 서열로 내면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시어머니의 말씀이 곧 진리이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가족의 질서라고 느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배우자가 그 틀 자체를 의식적으로 재검토할 계기나 동기가 없다면, 상황은 쉽게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가 외부에서 지적하거나 강요하지 않는 한, 그렇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위계는 계속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의 변화는 이런 점에서 특별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의 충격이나 강한 지적이 아니라, 11년의 시간 속에서 그가 스스로 다시 보게 된 결과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내와의 관계를 돌아보고, 자신의 행동을 되짚어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깨달음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확히 그렇기 때문에, 글쓴이의 감정은 더욱 복잡해졌다.
기가 막혔다. 동시에 고마웠다. 그러나 이 두 감정만으로는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우자가 마침내 깨달아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해 주었다는 사실은 분명 반가운 일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11년이나 지나서야 비로소 일어났다는 현실은 새로운 차원의 회한을 낳는다. 늦은 편듦도 결국 편듦이 맞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감정이 소모되었는가를 생각하면, 순수한 감사로 귀결되기 어려운 것으로 느껴진다. 이런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고, 글쓴이는 그것을 명확히 이름 붙이기 어려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 원문 발췌
남편이 그 자리에서 어머니 그건 좀 다르게 보셔야 할 것 같다고 했어. 예전엔 어머니 말씀이 다 맞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까 아닌 것 같다고 했어.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