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자는 옆에 누워 있다가 실수로 건드렸을 뿐인데 갑자기 욕설이 쏟아진다. 무슨 일인가 싶어 일어나보니 그 사람은 여전히 깊은 수면 속에 있다. 한 익명 게시판 글쓴이가 겪은 이 낯선 경험은 많은 사람이 이해하지 못할 범주다. 왜 자는 사람이 화를 낼까. 그리고 왜 하필 내가 그 대상이 되어야 할까.
더욱 불가사의한 점은 그 다음에서 나타난다. 그 사람은 자다가 일어난 일들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욕설을 내뱉은 것도, 화낸 모습도 본인 기억에는 없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글쓴이가 이 사건으로 항의를 하면 그건 또렷이 기억한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마치 수면 중의 반응은 선택적으로 삭제되는데, 상대의 불만만은 여과 없이 기억되는 것처럼 말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이 모순 앞에서 이게 정상적인 현상인지 질문을 던진다.
상대방의 설명은 명확하다. 어릴 때부터 자면서 예민했다는 것. 타고난 성향이라는 뉘앙스로 이를 정당화하려 든다. 그렇다면 이건 의료적·생리적 문제인가, 아니면 단순한 버릇인가.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은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의 불만이 쉽게 무효화되어야 하는가 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면 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수면 단계가 완전히 전환되지 않은 상태——특히 깊은 수면에서 얕은 수면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외부 자극에 반응하며 말을 내뱉거나 감정을 드러낼 수 있다고 알려진다. 이는 의식과 무의식이 섞인 상태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생리적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사자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도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따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행동 자체라기보다 그 행동을 둘러싼 비대칭의 구조로 보인다. 본인은 기억하지 못한 채 상대방만 감정적 상처를 입는다. 더 나아가 상대가 항의할 때는 무의식적 행동이라는 논리로 책임을 회피한다. 이것이 관계에서 가장 위험한 패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글쓴이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근본적인 불공정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혼자만 명확히 기억하고, 혼자만 상처받는데, 상대의 항의까지 받아야 한다는 느낌 말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항의에 대한 답변은 늘 같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한 건데 뭘 어쩌겠냐'는 식의 논리다. 이렇게 되면 관계 속에서 신뢰와 소통이 형성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상대방을 이해하고자 노력해도 그 노력이 일방적이 되기 쉽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글쓴이 같은 사람은 점점 혼란스럽고 피로해진다고 전해진다. 상대방의 무의식적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자신의 감정을 보호해야 한다는 충동이 계속 충돌한다. 매번 항의할 때마다 상대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응답을 받으면, 결국 자신의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무력감까지 더해진다.
결국 '이게 정상인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이 상황이 받아들일 만한 것인지, 내가 느끼는 불공정함이 타당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외침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방의 수면 중 예민함이 의료적 문제라면 함께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고, 단순 버릇이라면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무엇도 아니라면,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글쓴이가 스스로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시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원문 발췌
대부분은 기억을 못하고요 제가 열받아서 머라구 하면 그건 기억합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