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내의 경험담인 것으로 보인다. 차를 교체해야 할 시기가 오면, 남편은 그 아내에게 먼저 의견을 묻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시어머니나 시누이와 먼저 논의를 끝낸 후, 이미 결정이 났다며 통보만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차 교체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야 할 때도, 부부가 함께 모은 자산으로 투자를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부부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결정들이 먼저 시댁 식구들과 합의되고, 아내는 그 이후에야 '이렇게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통보를 받는 구조가 반복되어온 것으로 보인다. 남편에게 왜 자신과는 먼저 상의하지 않냐고 물었을 때, 남편의 대답은 '경험 많은 전문가인 가족들의 의견을 들은 것'이라는 식이었다고 한다.

그 대답이 문제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봐진다. 조언을 구하는 대상과 그 순서가 곧 배우자의 가치 순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 입장에서는 더 나은 판단을 위해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먼저 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자신이 그 가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한 사람이 아니라, 결정 과정 밖의 외부인 취급을 받는 것 같은 상황이 된다.

여기서 갈등의 핵심은 '결정의 내용'이 아니라 '결정에 이르는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아내가 화낸 이유도 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댁 식구들의 조언이 좋은 조언일 수 있고, 최종 결정이 현명한 결정일 수 있다. 하지만 부부 사이에서 벌어지는 가장 중요한 일과 계획을 시댁 식구들과 공유하면서 아내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식은, 상대를 진정한 의사결정의 주체로 보지 않겠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공동 자산이 오갈 때도, 가족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을 세울 때도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성격 차이나 의사소통 미숙을 넘어 더 근본적인 관계 구조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자가 최우선이 아니라 친가 식구들과의 상의가 먼저라는 것은, 결혼 후에도 심리적으로 완전히 배우자 쪽 가족으로 이동하지 못했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

그래서 이 아내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렇게 의사결정을 할 거라면 애초에 왜 자신과 결혼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으로 보인다. 혼자 사는 것과 다르게 결혼은 두 사람이 함께 미래를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결정마다 상대방의 생각을 먼저 묻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책임지는 과정에서 비로소 진정한 동반자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이 형식적으로만 남아 있다면, 결혼이라는 제도의 의미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 친가와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과 배우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아닐까. 부모의 조언을 구하고 형제의 의견을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배우자가 당사자인 결정의 경우, 그들과의 상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아내의 생각인 것 같다.


📌 원문 발췌

저희 부부의 자산이 들어가는 투자 문제까지 남편은 제게 먼저 의견을 묻지 않습니다. 늘 시어머니나 시누이와 먼저 상의를 끝낸 뒤, 제게는 이미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통보식으로 결론만 전달할 뿐입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