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집 입구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이 도난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그 충격스러운 경험을 올린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많은 공감과 격려 댓글을 받았었다. 그로부터 한 해가 지난 후, 2주 전 경찰로부터 뜻밖의 연락이 들어왔다. 차량 도난 사건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달라는 소환장이었다.

남편이 일정상 출석할 수 없었던 터라, 당사자가 홀로 법정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진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형사 절차에서는 증인 소환이 피해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피해자라도, 법원이 증인 소환장을 발부하면 이를 거부할 수 없다. 당사자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아침 일찍 일어나 정식 복장을 단정하게 차린 후 법정으로 떠났다.

법정 내부는 생각했던 것과는 꽤 달랐다. 검사와 변호사들은 검은 정장으로 한결같이 정돈된 모습이었지만, 다른 증인들은 대부분 편한 복장이었다.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사람, 캐주얼한 원피스를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미국 법정에서는 증인에게 특정한 복장 규정을 두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당사자의 정성스러운 정장은 법정 내에서는 다소 '오버' 격의 차림이 되어 버렸다.

딱딱한 나무로 만들어진 의자에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사이, 시간이 묵묵히 흘러갔다. 아침에 준비할 때만 해도 두어 시간 정도의 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45분이 지나도록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당사자뿐 아니라 다른 증인들도 비슷하게 불편해 보였다.

앞 케이스들이 계속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법원은 원칙적으로 선착순 또는 사건 번호 순서로 소송을 처리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예정된 시간에 예정된 케이스만 진행되는 법은 드물다. 더 많은 소송들이 계획되어 있고, 각 사건마다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면, 나중에 소환된 증인들은 필연적으로 지정된 시간보다 훨씬 늦게 호출되게 된다. 법정의 일정은 항상 밀려 있고, 그 과정 속에서 일반 증인들의 '대기 시간'은 자동으로 길어지는 것이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45분을 기다린 끝에 나온 통보는 당사자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오전에 출석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 서기관은 오후 1시 30분에 다시 출석해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침 7시부터 준비를 시작해 나온 당사자로서는 오전 시간이 오롯이 허사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당사자는 그 소식을 들었을 때 헛웃음만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오전에 출석했다가 오후로 재소환되는 현상은 미국 법정에서는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케이스가 밀려 있으면 일반 증인들은 자연스럽게 후순위가 되고, 그 때문에 대기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미국 형사 절차의 현실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는 글의 마지막에 오후 법정이 진행된 후 추가 소식을 업데이트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정에서의 실제 증언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또한 전체 절차가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경찰이 증인으로 법원 와달라 해서 정장으로 차려입고 나와 법정에서 45분째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 딱딱한 나무의자도 불편하고 아 내가 왜 온다 했을까 살짝 후회 중입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