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정치 게시판에 올려진 글에서 특정 인물의 방송을 보지 않고 구독도 하지 않는 자신의 태도를 설명하면서, 그럼에도 그 사람을 "적"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펼친 글이 있다.
이 글에서 주목할 부분은 불호와 적대의 구분인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사람의 의견이나 정치적 노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직접적인 적대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관점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같은 진영 내에서도 "결이 다르다"고 표현하며, 이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본다. 호감도가 높지 않아도, 같은 방향으로 함께 간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태도는 정당 지지의 현실성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한 정당을 지지한다고 해서 그 정당의 관계자가나 인사를 동등하게 좋아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인 것으로 보인다. 공당에서 모든 당원의 지지를 받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며, 개인이 당 내의 모든 정치인을 완벽하게 지지할 필요도 없다. 현실적인 정치 참여란 이런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에서 눈에 띄는 패턴이 있다고 글쓴이는 지적한다. 전체 맥락을 완전히 무시하고 한두 단어만 골라낸 후, 그것을 왜곡해서 같은 진영 내에서도 싸움을 붙이는 모습이 늘어났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토론이나 비판을 넘어, 특정 목적을 가진 세력들이 의도적으로 갈등을 확대하고 증폭시키는 작동방식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이 현상을 역사에 빗댄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삼국지의 제갈량이 적벽대전에서 사용한 전술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의 적을 무찌르기 위해 상대방 진영 내부의 분열을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전략이라는 의미다. 온라인 정치 담론에서도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해 상대 진영뿐 아니라, 같은 진영 내의 분열까지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는 관찰을 제시한다. 맥락 없이 단어 하나를 잘라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선택적 발췌' 전술이,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이런 관찰에서는 온라인 정치 담론의 특징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정치 담론에서는 '불호=적'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이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동의"를 강요받는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글쓴이가 제시하는 태도는 다르다.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같은 진영 내에 머물 수 있다는 것, 비판적인 거리를 두면서도 함께 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준다.
결국 이 글이 던지려는 질문은 단순한 정치적 입장을 넘어 더 근본적인 것으로 보인다. 맥락 없는 단어 따기로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과연 누구의 이익인지, 그리고 진정한 진영 연대는 완벽한 동의를 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를 남긴다. 온라인 정치 문화가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하는 와중에, 이렇게 분별력 있는 목소리가 얼마나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글은 "같은 편이어도 모두를 지지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 원문 발췌
그런데 요즘은 다른 목적을 가진 스피커들이 많아졌습니다. 전체 맥락은 무시하고 한 단어만 따다가 왜곡해서 서로 싸움을 붙이고 있네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