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과 함께 하는 첫 해외여행이 이렇게 불편한 경험이 될 줄은 몰랐다. 베트남 3박 4일, 5명이 함께한 여행에서 총 550만 원이 나왔다. 여행 경비가 그 정도가 된 이유는 시아버지께서 휠체어를 타시기 때문이었다. 편한 항공사에 좋은 호텔을 찾아 예약했고, 동남아 여행치고는 상당한 액수를 썼다는 점을 글쓴이도, 남자친구도 잘 알고 있다.

여행비는 어떻게 분담되었을까. 시어머니가 100만 원을 내셨다. 나머지 450만 원은 글쓴이와 남자친구가 함께 부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 예정이라 통장을 공유하고 있었기에, 개별 계산이 별로 의미가 없었다. 남자친구는 가족이 처음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라 자신이 도와주고 싶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 역시 그 마음을 이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 정도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었으니까.

여동생은 여행 내내 아무것도 내지 않았다. 쉐이크 한 잔을 산 것이 다였다. 문제는 여행 후에 터졌다. 남자친구가 화장실에 간 사이, 여동생이 글쓴이에게 말을 걸었다. "여행통장은 누가 하자고 한 거야?"라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깨졌다. 악의까지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그것이 글쓴이의 마음을 크게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게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5년간, 남자친구는 시댁 가족을 위해 계속 돈을 썼다. 가족 모임이나 생일 같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병원을 가야 할 때마다, 남자친구가 비용을 챙겼다. 시아버지는 회복할 수 없는 병을 앓고 계신다. 시어머니는 혼자 그 무게를 감당해 왔다. 여동생은 그동안 제대로 일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고 글쓴이는 회상한다. 요즘 들어 계약직이라도 시작했지만, 그 동안의 공백은 크다.

남자친구는 좋은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5년을 함께하며 글쓴이가 가장 믿었던 것이 바로 그 점이었다. 경제적 어려움도, 빚도 있었지만, 돈보다는 성실함과 진심으로 평가해 왔다. 최근 사업이 잘되면서 비로소 경제적 여유가 생겼고, 그러니 가족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그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글쓴이는 그 마음도 존중한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이 걱정된다. 남자친구가 계속해서 가족들을 도울 것 같은데, 특히 여동생의 존재가 문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당연한 것처럼 받으려 하는 태도. 여행 후 그 한마디는 단순한 불평을 넘어, 앞으로의 패턴을 미리 보여주는 신호로 느껴진다.

결혼 후 통장이 합쳐지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남자친구의 개인 통장에서 나가는 것이라 거리를 둘 수 있다. 하지만 혼인신고를 하는 순간, 그 모든 지출은 글쓴이의 지출이 되기도 한다. 공동의 것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의 본가를 떠올려 보자. 글쓴이는 부모님과 함께 해마다 해외여행을 다닌다. 중화권이나 동남아 정도지만, 함께하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 이를 위해 가족들은 월 15만 원씩 여행 적립금으로 모으고 있다. 모두가 함께 모으고, 모두가 함께 누리는 문화다. 10월 생일이 몰려 있어서 그 무렵에 여행을 가는데, 이는 가족 전체의 리듬이 되어 있다. 올해 10월, 부모님 환갑을 맞아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남매가 함께 곗돈을 들고 있다.

이 두 가족의 경제 문화는 너무나 다르다. 글쓴이 본가에서는 가족 누구도 다른 누군가에게 '당연하게' 자신의 몫을 기대하지 않는다. 모두가 함께 모으고, 모두가 함께 책임진다. 그런데 시댁에서는 어떤가. 한 사람이 계속 챙기고, 다른 사람들은 받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 여동생의 '가족모임통장' 거절과 그 이후의 말투는, 이 구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떻게 마음을 먹어야 할까. 남자친구는 믿고 있다. 하지만 여동생을 계속 봐야 한다는 생각이 불편하다.


📌 원문 발췌

3박4일 여행경비 5명분 약 550들었고.. 450만원 저희가 다 부담했어요. 여행통장은 누가하자한거야? 하면서 기분나쁘다는듯 얘기했어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