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인 의견 부탁드립니다. 저도 최대한 있는 사실 전부 쓰겠습니다.

30살 여, 36살 남 커플입니다. 남자쪽에서 대시를 엄청 했고 저는 비혼이고 나이가 있어서 이제 연애도 안 하고 싶다고 거절했는데, 남자가 결혼 안 해도 되고 연애만 해도 된다고 해서 약 1년 가량 만났습니다.

데이트 중 우연히 남자의 어머니를 만났고 한 시간 정도 커피를 마셨습니다.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 남자의 어머니와 대면하게 되어 당황스러웠지만, 어른이라 묻는 것 다 대답해드리고 예의를 지켰는데요.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저는 어머니쪽에서 자신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호구조사입니다. 일, 연봉, 부모님은 뭐 하는지, 형제자매는 뭐 하는지 등을 물었는데 저는 첫만남에 호구조사는 예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남자는 부모 입장에선 당연히 물어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네요.

두 번째는 발언입니다. "나이도 젊고 얼굴도 예쁘네. 우리 아들 등꼴 뽑히는 거 아니야? 예쁜 애들 얼굴값 하는데"라고 하셨어요. 남자는 어머니가 장난스럽게 분위기를 풀려고 농담하신 거고 저한테 칭찬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칭찬이 아니라 누가 봐도 비꼬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 카페를 나가며 어머니가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아들연애만 즐겁게 해"라고 하셨어요. 저는 어머니가 저를 무시하고 아들의 짝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 말이라고 느껴졌거든요. 남자는 어차피 비혼이라 연애만 하는 상황인데 이 말이 왜 기분 나쁜지 모르겠다고 하네요.

결국 어머니가 가신 후 저는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며칠 지나니 남자가 저희 집 앞에 나타나서 사실은 어머니가 무례했다고 자신도 생각하는데, 제가 헤어지자고 할까봐 무서워서 처음에 다 반박했다고 말했어요. 자기 어머니 대신해서 진심으로 사과할 테니 용서해 달라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저는 그걸 무시하고 집에 들어갔어요.

남자가 몇 번 더 찾아와서 빌었는데 저는 계속 무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자는 "이렇게까지 사람 사과를 무시하고 화를 낼 일이냐. 그동안 자신이 해준 걸 다 토해내라"고 말했어요.

이 글을 작성한 진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연애하면서 남자가 해준 게 뭘까요?

데이트 비용은 6:4였고 저도 낼 만큼 충분히 냈으며 선물은 비슷한 수준으로 주고받았습니다. 남자가 말하는 '해준 것'은 일 관련이에요.

저는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간호사로 일했고 뒤늦게 진로를 변경했어요. 그렇지만 과거에 할아버지, 삼촌 등이 해당 업계에서 일했었고 어느 정도 지식과 자격증을 갖춘 상태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덕분에 나이 많은 신입치고 꽤 좋은 곳에 입사했어요.

남자는 저와 전혀 다른 업종이고 저보다 평균 임금이 낮은 직종입니다. (어머니가 저보고 남자 "등꼴" 뽑아먹으면 어쩌냐고 하셨는데, 남자 연봉이 3,500만 원인데 뭘 뽑아먹는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남자는 다른 업계지만 인맥이 넓어서 제가 일하는 업계 고인물들을 꽤 알고 있었어요. 저한테 잘 보이기 위해 아는 선배에게 제 얘기를 꺼냈고, 그 중 한 명이 아주 작은 일거리를 한 번 해보라고 저한테 맡긴 적이 있습니다.

그걸 계기로 그 선배는 저에게 "일을 너무 잘한다, 신입인 것 같지 않다"며 여러 일을 맡겼어요. 전부 다 잘했다며 너무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저를 소개해준 남자에게 정장을 맞춰줄 정도로 저의 능력을 높이 샀습니다.

저도 남자에게 고마워하며 고급 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했어요. (그 선배 통해서 일 잡힐 때마다 매번 고맙다고 인사하며 밥을 사줬습니다.)

현재 저는 그 선배와 일한 이후로 연봉이 많이 올랐습니다.

남자는 자신이 소개해준 선배가 없었다면 저는 지금 그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대학도 업계와 상관없는 곳을 나왔으면서 저는 지금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건 남자의 도움으로 일군 거라고 생각하네요.

저는 제 실력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자가 나온 대학은 이 업계에서 전혀 쓸모없는 게 맞지만, 애초에 남자 만나기 전에 이 일을 하고 있던 상황입니다.

선배 소개가 없었더라면 시간은 더 걸렸을 텐데, 저는 언젠가는 지금 이 자리에 도달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결국 이 문제로 일이 더 커져서 깔끔하게 매듭 짓는 게 힘든데, 과연 누가 문제일까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