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켜는 순간 화면에 떠올랐다. 그것도 실시간 메시지. 카톡이 PC 버전으로 로그인된 상태였고, 메시지 알림이 계속 울렸다. 발신자는 여친보다 18살 위의 지도 교수였다. "집에 잘 들어갔냐"는 평범해 보이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그 대화 기록을 조금 더 보니, 두 사람은 단순한 지도 관계가 아닌 것으로 보였다.
여친은 연상이고 성격도 좋다. 대학 강사이면서 소규모 사업도 운영하고 있었다. 1년 전에 만나 관계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모든 게 좋았다. 그런데 이 발견 이후 지난 시간들을 다시 돌아보니 이상한 부분들이 하나둘 보였다.
여친이 언젠가 한 말이 있었다. 20대에 해외 유학을 하던 중 그 교수가 현지까지 찾아왔다는 것. 호텔 방에서 얘기를 하자고 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여친은 그 말을 듣고 "불쾌하지 않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호텔에 함께 들어갔는지는 묻지 않았다. 묻는다 해도 부인했을 것 같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르고 여친은 같은 학교 박사과정에 입학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교수 지도 아래였다. 그 무렵 학교에서는 둘의 염문설이 돌았다고 한다. 누군가가 연구실에 찾아와 "그 여친이 누구냐, 교수님이랑 나이가 18살 나네"라고 말했다는 것. 다른 대학원생이 졸업하면서 "이 둘이 뭔 사이냐"고 물었다는 것. 그 정도면 학교 캠퍼스에서는 공공연한 소문이었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만나는 방식도 기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친은 학교 근처에 살았고, 교수는 도시 인근에 자택이 있었다. 거리는 1시간 30분 정도.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둘은 학교가 있는 지역에서는 만나지 않았다. 여친이 도시로 이동해서 만났다. 추석 명절 연휴 때도 마찬가지였다. 학교에서 매일 보는 사람을 명절 때까지 따로 도시에서 만날 이유가 뭘까. 그때까지만 해도 이상하긴 했지만 납득할 수 없었던 그 행동들이 이제는 명확해 보였다.
글쓴이는 처음부터 불편함을 느껴왔다. 교수와 어떤 사이냐고 진지하게 물어본 적도 있었다. 그때 여친은 "자신을 의심하냐"면서 크게 화를 냈다. 그 화를 보며 글쓴이는 자신의 의심이 사실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글쓴이는 지금 침묵하고 있다. 확인된 것을 말하지 않은 채 연락을 계속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일관되게 두 관계를 이어 온 여친의 심리를 글쓴이는 끝내 이해하지 못한 상태다.
이 사례에서 눈에 띄는 점은 병행 관계가 어떻게 수년간 유지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쪽이 명시적으로 경계를 긋지 않은 채 관계가 '자연히 이어지면', 그것이 고착될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학교의 염문설, 추석 재회, 혼재된 메시지—이 신호들은 모두 이미 주변에 드러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만 모른 척했던 것 같다. 글쓴이가 '확인 후 아무 말 없이 연락을 끊는' 선택도 대화 없이 관계가 정리되는 흔한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것이 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부분이 아닐까.
📌 원문 발췌
발신자는 여친보다 18살 연상의 지도 교수.. 집에 잘 들어갔냐는 내용이던데... 이전 내용까지 읽어봤더니 두 사람 연인 관계 였더군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