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이 이렇게나 중요할 줄은 몰랐다. 식장을 고르고 날짜를 정하고 답례품을 선택하는 일들이 단순히 '결혼식 형식'을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운영하는 공동 프로젝트 그 자체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협력의 방식, 의견 조율의 방법, 그리고 상대방을 얼마나 우선하는지가 모두 보인다. 당신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도.

상대방이 일이 바쁘다고 했을 때는 이해하려 한 것으로 전해진다. 누구나 바쁘니까. 그래서 남은 일들을 혼자 챙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식장을 몇 곳 돌아다니고 사진을 찍어 보냈다. 의견을 묻고 기다렸다. 답은 늘 같았다. "좋아 보여. 너 생각대로 해도 돼." 처음에는 그러려니 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상에 모든 결혼이 대등하게 준비되는 건 아닐 테니까. 누군가는 더 적극적이고, 누군가는 덜 나설 수도 있는 법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말이 수십 번 반복될 때쯤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답례품을 고를 때도, 웨딩홀 최종 확인을 할 때도, 예식 흐름을 짤 때도 상대는 없었다. 모든 결정이 내 손에 쏠렸다. 이 자리의 분위기, 색감, 전체적인 느낌까지 전부 내 취향과 판단으로만 만들어졌다.

여기가 중요한 부분인데, 혼자 일을 했다는 사실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어떤 신부는 결혼식 준비를 주도적으로 하는 것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 만약 그게 내 성향이었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진짜 문제는 '혼자가 된 느낌'이었다. 상대방의 "너 생각대로 해도 돼"라는 말 뒤에 담긴 신호를 읽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건 이렇게 들렸다. '나에겐 너는 그리 높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결혼 준비라는 과정 속에서 내가 상대방의 어디쯤에 위치하는지를 자꾸만 체감하게 되는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 패턴이 결혼 후에도 반복될 거라는 것을. 아이 교육, 집 구매, 경제 계획 같은 중대한 결정들도 언제나 일방적으로 흐르게 될 거라는 것을. 결혼 준비 단계에서 이미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주도하고, 다른 한 사람이 '너 생각대로 해'라며 밀어붙이는 패턴이 정해진 것 같았다. 그건 앞으로의 30년을 시사하는 경고와 다르지 않았다.

파혼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변에서는 여러 말을 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다고 확신한다. 결혼식 하나를 못 올린 것보다는, 결혼 준비 과정에서 드러난 관계의 실체를 직시하고 멈추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수십 년을 혼자 감당하느니, 준비 과정에서 멈추는 게 훨씬 현명한 선택이었다.


📌 원문 발췌

식장도 혼자 알아보고 답례품도 혼자 결정하다 보니까 허탈해짐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