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몇 년째, 남편 생일을 앞두고 시부모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까지의 관례대로 생일을 함께 축하해주고 밥이라도 같이 먹을 줄 알았다. 결혼 후 줄곧 시부모의 생신은 빠짐없이 챙기고, 생일 주말에는 찾아가 밥을 사드리고, 용돈까지 건네왔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부부의 생일은 챙길 때도 있고, 챙기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도 자신들이 해야 할 도리는 맡기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생일이 낀 주말을 앞두고 걸려온 시부모의 전화에서는 뜻밖의 말이 나왔다. "못 만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유를 물어봤더니 손위 시누이의 남편이 그 날 자신들의 밥을 사주기로 했다고 했다. 그래서 "너희끼리만 보내라"고 하더니 전화를 끊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냥 그런가보다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자꾸 생각할수록 답답함이 밀려왔다. 우리가 밥을 사드리러 갈 때는 시누이 가족을 항상 함께 부르는 시부모다. 심지어 사전에 말도 없이 부른 적도 많았다. 그렇다면 자신들의 생일 때도 마찬가지 원리를 적용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최소한 동생의 생일이니 함께 만나거나, 아니면 자신들이 직접 "너희랑 우리가 다 같이 밥을 사줄게"라고 제안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배려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아무런 악의 없이 담담하게 "너네끼리 보내라"고 한 말이 오히려 더 서운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 한구석이 철렁 내려앉았다. 수년간 챙기던 것들이 갑자기 의미 없어 보였다. 앞으로 시부모를 챙기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있다. 남편은 이런 상황이 서운하긴 해도, 이런 일이 예전부터 있어왔다며 덤덤하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매번 받아들이는 남편의 모습이 더 안쓰러워 보인다.

남편이 시부모에게 소중하지 않다고 느껴지고, 자신이 그동안 해온 노력들이 모두 헛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생활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소모하면서도 끝내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더 속이 상한다. 이런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데, 혹시 자신이 너무 속이 좁은 건 아닐까? 아니면 당연히 느껴야 할 감정일까? 답답하고 외로운 마음이 자꾸만 들어온다.


📌 원문 발췌

남편 생일을 앞두고 시부모한테 전화가 왔음 결혼 이후로 항상 시부모 생신 챙기고 생신전 주말에 밥사드리고 용돈 드리고옴. 반면 우리는 챙길때도 있고 아닐때도 있었음. 생일 낀 주말을 앞두고 전화가 왔길래 밥먹자나보다 싶어서 그런가 했더니 못만난다는거임. 근데 그 이유를 들어보니 손윗 시누가 있는데 사위가 그 날 시부모 밥사준다그랬다고.. 니들끼리 보내야겠네 라고 전화를 함 사실 안봐도 상관없고 축하해 주지 않아도 그런가보다 넘어가는데.. 못보는 이유가 시누가 본인들 밥사준다고 안된다고 하니 어이가 없고 서운해짐 우리가 밥사드리러 갈때는 시누네 항상 부름. 말도없이 부른 적도 많음 내가 시부모라면 바로 그 날이 동생 생일이니 같이 보든지 아니면 본인들이 너네랑 우리 다같이 밥 사줄게 보자 하든지 할거같은데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