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접촉 결제 문화가 급속도로 정착되면서, 손님이 직접 카드단말기에 카드를 꽂는 방식이 현장의 표준이 되었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이 간단한 동작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거의 매일 마주친다는 게 서비스업 현장의 아이러니로 읽힌다. 특히 몇십 년 동안 카드를 사용해온 성인층에서 이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단말기 앞에 선 손님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카드를 어느 쪽으로 집어넣어야 할지 한참 헤매는 사람. 카드의 앞뒤 방향을 완전히 거꾸로 밀어 넣는 사람. 화면이 있는 면부터 먼저 밀어 넣으려다 막히는 사람. 심지어 단말기가 아닌 엉뚱한 벽면에 카드를 꽂으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이 하루 중에도 반복되면, 현장 직원의 피로는 단순한 업무 불편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답답한 것은 이 문제가 특정 연령층만의 이슈가 아니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인생 경험이 많은 80대도 못 하고, 중년이라 할 수 있는 60대도 못 한다. 요즘 세대라고 불리는 20~30대도 꼭 마찬가지다. 글쓴이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기술에 더 친숙할 것 같은 젊은 세대가 단말기 사용법을 모를 때 특히 큰 허탈감을 느낀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체 뭐 하면서 사는 건가"라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그런 종류의 답답함인 것으로 보인다.
현장 직원들이 취할 수 있는 안내 방식은 생각보다 많다. 손가락으로 정확한 위치를 직접 가리키며 설명하기. 삽입 방향을 표시에 그려서 붙여두기. 또는 손님에게서 카드를 받아서 직원이 직접 대신 꽂아 주기까지.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 모든 시도가 기대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손님이 단말기에 카드를 건네주지 않는다거나, 붙여 둔 표시를 무시하고 여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시도한다. 글쓴이 증언에 따르면, 동일한 내용을 다르게 표현하고 또 표현한 멘트를 20가지 이상 써야 겨우 카드를 손님이 넘겨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안내 시도 자체는 충분했다는 뜻인데, 그 반복 속에서 직원의 에너지는 계속 소비된다.
이 과정에서 쌓이는 건 단순한 업무 피로로 보인다. 서비스직의 특수성상, 손님에게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느껴지는 답답함을 표현할 수는 없다. 고객 대면 직종은 항상 이 감정을 억눌러야 한다. 그렇다면 마음 한구석에 남겨진 불만과 스트레스는 어디로 사라지나. 글쓴이가 익명 게시판에 글을 남기게 된 건, 현장에서 억눌렀던 것들을 토로하기 위함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댓글에는 '이렇게 응대했어야 한다', '당신이 더 친절했어야 한다', '서비스직이 당신한테 안 맞는 건 아닐까' 같은 조언과 비판이 따라온다. 현장에서 할 만큼 했다는 확신 속에서도, 외부인이 정의하는 '친절함'의 기준과 현실의 괴리는 좁혀지지 않는 것 같다. 이것이 서비스직 감정노동이 누적되는 구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원문 발췌
특히 2,30대가 못할땐 대체 뭐 하는 새낀가 싶음. 솔직히 손님한테 하고싶은말 다 말하고 성질낼거 다 낼수 있었으면 스트레스도 안 받았을거고.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