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사례다. 체온계가 39.5도를 가리켰다가 시간이 지나자 떨어졌고, 또 올라갔다. 이런 식으로 39.5에서 39.8도 사이를 오가며 며칠이 지났다. 몸은 축축하게 식은 땀에 젖어 있었고, 머리는 철사로 조여진 것처럼 아팠다. 하지만 응급실에 가야 한다는 생각은 자꾸 밀려났다. 마음속 어딘가에서 자꾸 물었기 때문이었다. "혹시 내가 응급실에 가서 진상이 되는 건 아닐까."

사람들은 응급실을 마치 마지막 보루처럼 생각한다. 충분히 위기가 아니면 가면 안 되는 곳. 응급실 대기실이 환자로 넘쳐나는 뉴스를 자주 보다 보니, 자신의 증상이 '진짜 응급'에 미치지 못할까 봐 불안해한다. 혹시 그곳 의료진에게 폐를 끼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든다. 고열 정도면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몸을 보살피면 좋아질 거라는 희망도 있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증상을 스스로 분류하고 판단하려 한다. 응급인지, 응급이 아닌지를.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온라인에서 응급의학과 종사자인 지인을 찾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런 상황인데, 혹시 내가 감히 응급실을 가도 될까?" 문맥은 이랬다. 자신의 증상이 응급실 방문의 기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혹시 모르니 의견을 구해보자는 심정. 응급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그 답변을 기다렸다.

돌아온 반응은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감히가 아니라 당장 가야 한다고." 뒤이어 쏟아진 말들은 더욱 직설적이었다. "목숨 세 개야??" "고열은 꼭 응급실" 이렇게 끝났다. 응급실 방문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의료 현장의 기준과 일반인의 기준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대목인 것으로 보인다. 응급의료인에게 39도를 넘는 고열은 명백히 응급 상황의 신호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체온이 그 정도로 올라가면 신체가 심각한 감염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방치했을 때 뇌염이나 경련 같은 합병증으로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필요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으로 보인다. 의료 현장의 종사자들은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증상을 검열해서 방문 결정을 하길 기대하지 않는 경향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일반인들은 이렇게도 응급실 방문을 미룰까. 그 이유는 복합적인 것으로 보인다. 응급실 과부하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계속 언론에 오르면서, '남에게 폐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심리가 내면화된 측면이 있다. 의료 현장의 갈등 사례들이 확산되면서 '혹시 모르니 진상 취급받을까'라는 불안감도 생겼다. 결국 환자 입장에서는 응급실이라는 공간이 더 이상 '필요할 때 가는 곳'이 아니라 '정말 극단적일 때만 가는, 심리적 장벽이 높은 곳'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심리가 실제 위험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고열 상태에서 하루이틀 더 버티다가 증상이 악화되거나 합병증이 생기면, 결국 더 늦게 더 심한 상태로 응급실에 가게 된다. 응급의료인이 '당장 가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건강 상태에 대해 가장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의 조언을 듣는 것이 결국 환자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라는 관점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당장 가야 한다고, 고열은 꼭 응급실이라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