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CEO가 취임 직후 큰 악재에 맞닥뜨렸다는 소식이 나돌고 있다. 충분한 경영 경험을 갖춘 인물이라도, 애플 같은 글로벌 대기업의 정점에 서는 것과 그곳에서 조직 구성원과 시장의 신뢰를 함께 쌓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관점이 있다. 실제로 기업의 최상위에서 리더십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그가 주창하는 기업 전략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실행되는가, 혹은 예상 밖의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응하는가 하는 부분들이 시장과 조직 내부에 명확히 각인되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신임 경영자가 마주친 악재는 당연히 난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동시에 그 사람의 리더십을 세상에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규모 조직이 리더를 교체할 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새로운 리더가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임자의 재임 기간 동안 누적되거나 미뤄온 구조적 문제들과 잠재적 위험요인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패턴인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점은 이 시기에 신임 리더가 보여주는 위기 대응 방식이 향후 수 년간 시장, 투자자, 직원들이 그를 평가하는 핵심 기준이 되어버린다는 것으로 보인다.
역사 속 경쟁 사례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게이밍 노트북 시장은 좋은 예다. 한때 HP는 시장에서 대만산 제품들에 밀려나면서 주로 안정성만을 내세우는 보수적인 전략만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HP는 오멘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과감한 오버클럭 기능과 메모리 커스터마이징 같은 공격적인 기술 혁신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의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다. 소비자와 업계의 시선이 재편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때 애플과 MP3 시장을 놓고 경쟁하던 아이리버는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급속도로 쇠락해갔다. 기술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리더십의 판단력과 실행력이 조직의 운명을 좌우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 시장도 마찬가지다. CPU 점유율 역전이라는 극적인 변화는 단순히 상품 성능의 문제가 아니었다. 리더십이 얼마나 신속하고 과감하게 조직을 방향 지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결정이 얼마나 현실에 맞아떨어지는가가 조직의 미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위기가 기회로 전환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려면 신임 리더가 지금까지 쌓였을 수 있는 '이익 추구와 기업 우선'이라는 이미지에서 얼마나 과감하게 벗어날 수 있는가가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대외적 메시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광범위한 임직원 조직, 협력사 네트워크, 그리고 전 세계의 금융 시장 참여자들과 최종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기대감과 신뢰를 심을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리더십의 철학과 조직 문화를 그려 보일 수 있는 기회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애플이라는 브랜드 자체의 가치와 신임 경영자 개인의 능력 평가가 완전히 분리될 가능성이라는 관점인 것으로 보인다. 애플 전체의 위상과 신뢰도는 이번 사건으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거의 모든 사람이 이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새로운 리더 개인으로서 그 사람의 리더십 능력과 경영 철학에 대한 평가는 지금부터 비로소 구체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위기 관리 능력, 조직 통합 능력, 그리고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이 모든 것이 이번 사건 앞뒤로 관찰되고 평가될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위기는 단순한 악재의 범주를 넘어, 신임 CEO의 인사 평가가 결정되는 중대한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