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거주해온 건물주가 어느 날 뉴스에서 본 세제개편안 때문에 갑자기 매각 결정을 내리게 됐다. 그렇게 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보유하고 있던 다가구주택은 나쁜 물건이 아니었다. 대중교통이 잘 닿아있고 대학가가 밀집한 지역 중심부에 위치했으며, 관광·문화 시설도 풍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세대 아파트가 아니라 주차장을 갖춘 건물이라 매각도 상대적으로 수월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건물주는 이 건물을 팔 생각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임차인들과의 감정도 깊었다. 10년을 훨씬 넘게 함께 산 세입자들이 8가구 있었다. 반전세나 월세 형태라 새로 추가 자본을 투입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보유하면서 세입료 받고 사는 것이 편한 자산이었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책 한 줄이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제외 조항이 발표되자, 보유하는 것이 곧 손해가 되어버렸다. 양도소득세 계산에서 장특공을 적용받지 못하면 수억 원대의 세금 차이가 난다. 결국 건물주는 2027년 말까지 매각을 마쳐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나마 현행 세법이라도 적용받기 위해서였다.
처음 생각은 달랐다. 임차인들을 그대로 인수할 매수자를 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인은 다른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의 입지 조건이 에어비앤비 같은 여행객 숙박업에 최적이라며, 그쪽으로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는 게 낫다고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과거에도 건물을 리모델링해 숙박시설로 운영하려는 사업자 오퍼가 몇 번 들어온 적이 있었다.
건물주는 또 다시 망설였다. 10년 이상 함께 산 임차인들을 쫓아내는 일이 되는데, 그렇게 하기는 정말 싫었다. 하지만 세금 압박 아래서는 거부하기 어려웠다. 결국 매각 특약으로 명도(현재 임차인 전원 퇴거)를 집어넣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명도비용은 실제 예상액보다 높게 책정해서 절세전략으로 활용하기로도 했다고 한다.
이 뉴스가 임차인들에게는 얼마나 큰 충격일지 생각해보면, 건물주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10년 이상 거주한 세입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집을 잃는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지금 ***의 전세시장은 소멸 단계를 넘어섰고, 월세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장기 거주의 신뢰도가 있어도 새로운 계약에는 도움이 안 되는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차마 못할 짓을 하고 있다"는 건물주의 표현이 인상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 사례는 정책 설계의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얼마나 구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거주 1주택 장특공 제외라는 조항은 임대형 건물주에게 '보유하면 손해'라는 역전된 인센티브를 만들었고, 이런 압박 속에서는 선의의 건물주도 임차인 인수 매각보다는 명도 조건의 고수익 매각을 선택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장기 거주자를 먼저 내보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역설적인 것으로 보인다. 건물주의 고백처럼, 이런 일은 더 이상 혼자만의 사연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원문 발췌
건물주는 고심 끝에 2027년 연내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마 못할 짓 하고 있다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