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1년도 안 되는 지금, 결혼 전에 있었을 거라고 예상조차 못 한 문제에 마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애 기간이 6개월 정도로 짧았지만, 그 사이 크게 싸운 적 없이 '이 사람과라면 잘 맞춰가며 살 수 있겠다'고 느꼈다. 짧은 기간이 가져올 위험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이도 적지 않아—서로 30대—충분히 사람을 많이 만나 본 터라 대화가 안 통할 만한 사람이 있겠다곤 상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결혼 후 같은 집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낯선 것들이 튀어나왔다. 연애 때는 전혀 본 적 없던 모습들—회피하는 태도, 일을 피하려는 자세, 말을 아끼는 습관이 서서히 드러났다. 처음엔 피곤함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남편이 차근차근 고백한 내용은 충격이었다. 그동안 나에게 맞춰주려고 노력해 온 거였단 것. 지금처럼 무던하게 행동하는 것이 자기 원래 모습인데, 연애 때는 의식적으로 애써 온 거라는 뜻이었다.

마음이 복잡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이제 왜 안 되냐고 물었고, 남편은 '이게 내 진짜 모습이니까 이해해달라'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대하던 것과 현실이 확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소통을 시도할 때마다 마찬가지다. 일상적인 대화—밥 먹었는지, 뭘 먹을 건지, 내일 일정 같은 얘기—는 어느 정도 나눈다. 하지만 감정을 나누거나 생각을 깊이 있게 교환하려는 순간,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린다. 상대 감정을 살피는 말이나, 앞으로 살아갈 방식에 대한 대화는 '머리가 피곤하다'는 한마디로 끝난다. 소통이 필요 없다며 억지로 하지 말아달라고도 한다.

일과 힘들다는 핑계는 계속 나온다. 남편은 자영업을 하고 있고 신체적으로 지친 일이라 결혼 후로 집안일은 손 한 번 거들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나는 거의 모든 집안일을 홀로 챙긴다. 세탁, 설거지, 청소, 분리수거—이런 것들이 모두 내 몫인 것으로 보인다. 연애 때는 퇴근 후 만나 맛난 식당 찾아다니고,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곤 했는데, 지금은 단 하나의 제안도 남편에게서 오지 않는다. 처음엔 내가 계속 찾아보고 제시했지만, 남편의 반응은 늘 시큰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함께 즐거워하는 기색이 없으니 나도 점차 뭔가를 하자는 말을 꺼내지 않게 됐다.

결국 혼자 해내려다 보니 기대와 현실이 계속 충돌한다. 보상 심리가 생겨, 잘 해주려는 마음이 안 생기고 노력하다가 자꾸 폭발한다. '왜 나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자꾸 튀어나온다. 그럼 남편은 '난 항상 같은데, 넌 뭐가 달라졌냐'고 반박한다. 카톡으로 증거처럼 이전 모습을 보여도, 남편은 '그런 거 보는 게 싫다'고 눈을 감아 버린다.

내가 기대하는 관계의 모습은 명확하다. 애정 표현이 풍부하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말을 자주 나누는 것. 결혼 전엔 상대가 표현을 잘 못해도, 나를 위해 변하려 애쓰는 모습에 '이 사람이면 되겠다'고 확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결혼 후 들은 말들은 시원찮다.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같은 표현이 필요 없다" "왜 굳이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자신은 기대가 없어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데, 상대도 그러지 않으니 불공평하다는 논리다.

기대를 내려놓으려고 유튜브와 SNS에서 가정심리와 남자심리에 관한 영상들을 찾아 봤다. 노력하는 사람이 나뿐이고, 변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결국 변하지 않는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지난 2주, 마치 투명인간이 된 것처럼 서로를 신경 쓰지 않고 산다. 기대를 완전히 내려놓으니 싱글일 때처럼 편하다는 느낌도 든다. 그렇지만 마음 한구석엔 계속 쓸쓸함이 남는다.

주변 기혼 친구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 "차이를 받아들여야 마음이 편하다"—법을 어기거나 가정을 파탄 낼 수준의 결함이 아니면 그냥 내려놓아야 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정말로 그렇게 타협하는 게 행복한 결혼일까. 소통이 부재한 관계에서 좋은 점만 크게 봐도, 감정적 공허함을 채울 수 있을까.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온다. 결혼 선배님들, 정말 남편과 죽이 척척 맞으면서 행복하게 사시는 분들이 있나.


📌 원문 발췌

결혼 하고 같이 살기 시작하니까 결혼 전엔 전혀 예상도 못했던 불통의 태도가 드러났고, 남편이 '그냥 저한테 최선을 다해 맞춰준 거였어'라고 고백했습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