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일까, 정시 퇴근 문화가 유독 예민하게 작동하는 직장이 있다. 시간에 정확하려는 조직 문화 자체는 긍정적인 것일 수 있지만, 그것이 때로는 과도할 정도로 세밀한 잣대가 되기도 한다. 심지어 1분 1초가 중요해 보이는 그런 일터에서는, 때론 한두 마디가 직장 내 미묘한 인간관계를 흔들어놓기도 한다.
금요일 오후의 한 장면. 작성자는 기차를 타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5시 59분 정각에 가방을 챙겼다고 한다. 완벽하게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퇴근이었다. 그 순간, 야근 중이던 남직원이 높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아직 6시가 안 됐는데?"
작성자는 그 말에 당황했을 법하다. 기차 시간 때문에 미리 나가는 것이 그렇게까지 지적받을 일인가 싶으면서도, 혹시 직장 내 암묵적인 규칙을 어긴 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도 들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 순간, 작성자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남직원의 지각 전력이었다.
약 1시간 30분을 늦게 출근했던 명확한 기록이 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업무 기록으로도 남아 있는 뚜렷한 사건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자신이 시외버스를 타고 일찍 나간 선례가 있었을 때도, 그 남직원은 비슷한 상황에서 동일하게 일찍 나갔던 적이 있지 않았던가. 작성자는 그 기억이 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것이 이중잣대가 아니라면 무엇일까.
작성자는 고민에 빠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일 혹시 둘이 함께할 기회가 생기면, 이 부분을 명확하게 짚어 줄까. "니는 1시간 반을 지각해놓고서, 왜 내 5분 먼저 퇴근을 그렇게까지 지적하는 거냐"는 한마디를 차갑게 날릴까.
하지만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그 한마디가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발언의 내용 자체가 도덕적으로 정당한지보다, 그 발언을 하는 사람의 행동 기록이 그 말의 설득력과 무게를 얼마나 좌우하는가가 직장생활의 냉정한 현실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시 퇴근을 꾸짖는 사람이 정시 출근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라면, 상대는 당연히 조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넌 1시간 반을 지각했잖아"는 다음 말이 바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도덕적으로 상대를 지적하려던 순간, 오히려 자신의 과거 행동이 그 말을 무력화시키는 역설이 발생한다. 설득하려다 먼저 설득당하는 상황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발등을 스스로 찍는 셈이 되어버린다.
작성자의 관점에서 보면, 남직원에게 한 말씀 건네는 것이 충분히 정당해 보인다. 사실도 명확하고, 근거도 뚜렷하며, 지각과 퇴근이라는 명백한 기준의 차이도 있다. 그럼에도 직장이라는 좁고 폐쇄된 공간에서, 과거 기록이 명확한 상대에게 그런 지적을 꺼낼 때의 후속 파장이 얼마나 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무원 조직의 인간관계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집요하며, 한 번의 발언이 이후 관계에 끼치는 영향도 상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것은 전적으로 작성자의 선택 문제다. 상황을 정확히 판단한 후, 그 사람에게 또 다시 비판받을 여지를 남겨둘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명확하게 일침을 가할지는 온전히 작성자의 몫이 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그직원(저번에 한시간 반 지각함)은 금욜 야근이었거든 나 나갈때 크게 아직 6시 안됐는데 이러더라고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