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복 고무링. 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지만, 제대한 지 오래되면 정확히 어떻게 관리했는지가 흐릿해진다. 마치 선명했던 훈련소 추억 속 장면들이 천천히 바래지는 것처럼.

고무링이란 간단히 말해 전투복 바지 끝단을 발목에 고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투화 안으로 바지를 완전히 집어넣기 위해서, 그리고 그토록 중요하던 군대식 피복 관리를 위해 필수적인 물건이었다. 탄력 있는 고무 고리 하나가 전투복 규정 착용의 완성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했던 그것.

훈련병 시절, 처음 받은 고무링은 고리 부분이 열려 있었다고 한다. 착탈이 쉽도록 설계된 것인데, 당연히 분실이 잦았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 고리를 꾹 눌러 오므렸고, 그렇게 하면 일체형 링이 됐다. 이제 빼고 끼우는 게 까다로워졌지만, 대신 잃어버릴 염려는 없었다. 손목을 꺾고 발목을 돌려가며 겨우 벗고 입는 그 불편함마저도 애정의 일부였다. 이 과정이야말로 병사 개인의 창의력과 생존 기술이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전투복을 입지 않는 평상시에는 어디 두었을까. 그 기억이 가장 먼저 사라진다.

누군가는 발목에 상시로 착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활동복을 입을 때도 그냥 몸에 둔 채였다는 뜻인데, 정말 그랬을까. 굳이 그럴 이유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혹은 관물대 어딘가에 따로 보관하고, 전투복 입을 때마다 챙겨 끼웠을 수도 있다. 다만 이 방식이라면 분실 사건이 확실히 빈번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훈련받을 때마다 지적을 받았을 수도.

또 다른 방법으로는 전투복 바지 끝에 미리 끼워놓고 다녔을 가능성이 있다. 전투복을 걸든 세탁해서 접든, 고무링이 그대로 붙어 있으면 형태도 자연스럽고 관리도 수월했을 테니까. 하지만 엄격한 복장 관리 입장에서는 어색해 보인다. 훈련이나 행군 때 바지 주름이 고르지 못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현역 부대에서 고무링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다른 나라 군대도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이 이렇게 발전했는데도 왜 여전히?

그 사이 보다 편한 대안들이 시도됐다. 벨크로 스트랩을 붙인다든지, 바지 자체에 고무줄이나 나일론 끈을 내장하는 방식 말인 것으로 보인다. 겨울 군복도 개선되고, 신발도 현대화됐으니 발목 고정 방식도 진화했을 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고 한다. 오히려 고무링만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고무링은 어떤 옷에나, 어떤 체형에나 착용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분실되면 새로 받으면 되고, 고장도 거의 없었다. 복잡한 기계 장치나 내장 부품보다 손에 들어오는 고무 고리 하나가 더 신뢰할 만했던 것 아닐까. 여름은 무더웠고 겨울은 추웠지만, 이 작은 고무링 하나는 계절을 타지 않았다.

그렇다면 당신은 그 시절 어떻게 관리했나. 아직도 기억나는 사람이라면, 댓글로 남겨주면 어떨까. 그 평범한 일상의 장면 하나가 누군가에겐 반가운 추억이 될 수도 있으니까.


📌 원문 발췌

훈련병때 처음 받은 고무링은 고리가 벌어져 있어서 착탈이 가능하게 되어 있는데 그러면 분실이 많이 되니까 그 고리를 오므려서 그냥 일체형 링으로 만들었죠.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