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하나가 눈에 띈다. 자산 규모 25억 원이지만 생활 수준은 기초수급자 수준이라는 주인공의 호소다. 보통 자산이 많다면 그만한 삶의 질이 보장될 것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엄마는 커피도 거의 사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같은 저가 커피 브랜드도 '비싸다'고 판단해 마신 적이 거의 없다. 유명 카페는 더욱 먼 얘기인데, 어린 시절부터 현재(57세)까지 단 두 번만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다. 5년에 한 번 정도는 생각도 못 했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비 오는 날씨에도 택시비가 아깝다는 이유로 빗속을 헤치며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다고 한다. 오천 원 정도의 외출 비용이 그렇게 아픈 마음이라면, 유동 자산이 얼마나 부족한지가 드러난다.
글쓴이는 이제 25살인 것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자신의 알바비로만 해외여행을 세 번 다녀왔다. 부모의 지원은 없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대학원 등록금도 본인이 내야 한다고 통보받았고, 25살 성인인데도 받던 용돈도 끊길 예정이라고 한다. 형편이 좋은 집이지만, 일상의 경제적 지원은 최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자산 25억 원이라고 해서 모두 현금으로 유동하는 건 아니다. 부동산, 주식, 적금 등 다양한 형태로 자산이 묶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동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면 현금화할 때 심리적 진입장벽이 높다. '자산'이라는 숫자는 크지만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거의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더 깊은 원인은 부모 세대의 결핍 경험에서 비롯된 극단적 절약 습관이 고착된 것으로 보인다. 자산이 늘어도 소비 패턴은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엄마가 '비용이 아깝다'며 빗속을 맨몸으로 헤치는 행동, 카페 방문을 거의 금욕 수준으로 제한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으로 보인다. 수십 년 전의 결핍 경험이 자산을 불렸어도, 그 자산을 어떻게 향유할지에 대한 관념은 여전히 그대로일 수 있다.
이 사연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건 '중산층이라는 숫자의 함정'인 것으로 보인다. 자산 규모가 아무리 커도, 실제 손에 들어오는 월급이나 생활비 지원이 적다면 삶의 질은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으로 보인다. 외형상 '자산가 가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가 된다. 오히려 그런 상황이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우리 집이 부자라고 하면서 왜 나는 이 모양일까'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산은 많지만 현금이 부족한 상황, 이를 흔히 '자산 부자 현금 빈자'라고 부르는 유형이 있다. 글쓴이의 사연은 그것이 단순한 경제학 용어가 아니라 개개인의 일상 속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고통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 원문 발췌
우리집 재산 25억인데 생활수준은 반지하 기초수급자임. 엄마 ***같은 저가커피도 비싸서 못 사먹어봐. 비오는 날도 밖에 있을 때 오천원 아까워서 비 맞고 집 옴.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