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소유의 집에서 월세와 관리비를 거의 내지 않고 사는 엄마와 자녀들. 표면적으로는 따뜻한 가족 같지만, 안으로는 깊은 감정적 상처가 반복된다. 사회초년생인 딸은 형편이 어려워 생활비의 대부분을 감당하면서, 동시에 엄마의 반복되는 눈물을 곁에서 보고 있다.
문제는 할머니와 엄마의 관계다. 엄마는 이모들과의 과거 갈등으로 인해 이모를 만나고 싶지 않다고 여러 번 할머니에게 명확히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도 할머니는 계속 사촌들을 집으로 보낸다. 엄마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진 엄마는 할머니에게 불평하지만, 할머니는 이를 무시한다. 심지어 할머니는 엄마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제적 상황을 가지고 인격적으로 상처 주는 말을 반복한다.
각 번이 끝날 때마다 엄마는 울음에 잠긴다. 딸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몇 년째 반복되는 것을 봐야 한다. "그럼 내가 할머니에게 이야기해볼게"라고 말하면 엄마는 그러지 말아달라고 한다. 나서지 말라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또 같은 방식으로 상처받고 딸에게 와서 울음을 터뜨린다. 나서도 안 되고, 가만히 있어도 안 되는 이중구속 상황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딸로서는 답답함이 크다. 한편으로는 할머니의 무시하는 태도도 화가 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몇 년째 같은 일이 반복되는데도 엄마가 계속 할머니에게 기대하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불가해 보인다. 엄마의 심리는 복잡해 보인다. 할머니에게 상처받으면서도 계속 할머니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한다. 할머니가 조금만 잘해주면 또 기대하고, 그러다 다시 상처받고, 또 딸에게 와서 우는 일이 끝없이 반복된다. 딸이 "엄마가 자꾸 왜 할머니에게 기대하느냐"고 물으면, 엄마는 "날 낳아준 엄마에게 기대하는 게 뭐가 잘못됐냐"며 울음을 쏟는다.
더 심각한 것은 이것이 단순한 가족 갈등 이상의 것이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딸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해 할머니 집에 계속 살아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으로는 이 공간에서 벗어날 수 없으면서, 감정적으로는 엄마의 눈물과 좌절감을 계속해서 흡수해야 한다. 학창시절 엄마의 우울증으로 인해 방황했던 그 피로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그 위에 또 새로운 감정 부담이 쌓인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자녀가 감당해야 할 책임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물론 부모는 자녀의 정서적 지지를 받을 권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자녀를 부모 감정의 보관함으로 만들어서는 안 한다는 생각도 동시에 자리 잡는다. 딸은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자신이 엄마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동시에 나설 수 없다는 무기력감도 느낀다. 이 모순 속에서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가족 구조 속에서 개인의 선을 긋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경제적 의존이 남아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자녀가 부모의 원가족 갈등을 반복해서 듣고 위로하면서 자신의 감정 에너지를 모두 소모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인다. 엄마가 할머니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지는 엄마의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딸이 할 수 있는 것은, 엄마의 울음을 듣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천천히 깨닫는 것뿐일 수도 있다.
📌 원문 발췌
엄마는 할머니에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계속 할머니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할머니가 조금만 잘해주면 또 기대하고, 그러다 다시 상처받고, 또 저한테 와서 우는 일이 반복됩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