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십 년간 한국 경제를 주도했던 것은 기업도 시장도 아니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화학공업 플랜트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에서 정부는 자본과 자원을 물리적으로 집중시켜 국가 경제의 기동력을 만들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이를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던 시절'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시대의 정부는 큰 규모의 일을 추진할 수 있었고, 그 결과가 곧바로 눈에 띄는 성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과 AI 시대의 판은 완전히 달랐다. 한 누리꾼의 지적에 따르면, 정부가 이 새로운 시대에 주도적으로 나서면 나설수록 정책이 오히려 '허접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핵심 이유는 속도다. 기술 혁신과 시장 변화의 속도가 정부 정책 사이클보다 수십 배 빠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서비스가 떠오르고, 규제안이 만들어지는 동안 이미 시장은 다음 단계로 진화해 있다. 정부가 개입하며 '배 놔라 감 놔라' 할 때쯤이면, 현실의 시장은 벌써 결정을 내린 뒤라는 관찰인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한 누리꾼은 특정 정부 지도자의 지지율이 반등했던 시기가 아무것도 적극 추진하지 않던 시절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책을 펼칠수록 평가는 낮아지고, 오히려 침묵할 때 호감도가 올랐다는 의미다. 보통 국민들은 정부가 더 많은 일을 시도해야 유능한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는 관찰인 것으로 보인다. 이 현상을 단순히 무능함으로 보기보다, 정부가 설계된 본래 역할 밖에 끼어든 탓일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기지 못하는 속도전에 나간 격이라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도 비슷한 악순환을 보인다는 지적이 커뮤니티에서 나온다. 규제를 강하게 풀었다가 다시 조이고, 또 다시 푸는 반복의 과정에서 늘 역효과를 낳는다는 의견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일관성 부족으로 비판할 수도 있지만, 다른 각도의 분석도 가능하다.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라는 변수는 정책 결정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인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규제 결정이 내려지는 사이에 시장은 이미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 적응해 있다. 그 다음 정부의 개입이 그 균형을 다시 뒤흔들고, 또 시장이 새로 적응하고...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관찰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의 역할은 정말 어디에 있을까. 한 누리꾼의 제언처럼, 정부가 직접 나서 무언가를 해내려 하기보다는 '판을 깔아주는' 방식으로의 역할 전환을 제시하는 의견이 있다. 만약 미국이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대로 진입했다면, 정부의 역할은 그 혁신이 발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규제로 속도를 늦추기보다는, 필요한 환경을 신속하게 정비하는 방식 말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정부가 강했던 때는 큰 것을 지을 때였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대에는 빠른 변화의 와중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초를 버티는 것이 정부의 강함일 수 있지 않을까.


📌 원문 발췌

특정 정부 지도자의 지지율이 반등했던 시기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던 시절이었고, 4차산업혁명·AI 시대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하면 할수록 더 허접해 보인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