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우리 아들/딸 뭐하냐고?"라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숨을 죽여야 한다. 한 직장인이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린 사연이 담은 불편함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직업 선택과 자존감을 둘러싼 더 깊은 심리를 드러낸다.
이 사람은 지금 하는 일이 불법도 아니라고 밝히지만, 그럼에도 직업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부모님까지 나섰다. "그냥 회사 다닌다고만 말하라"는 당부다. 가족 간에도 더 이상 묻지 말고, 대충 넘어가자는 의미다. 이런 상황이 얼마나 피곤한지는 당사자만 알 것으로 보인다.
직업 자체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왜 말하기가 이렇게 힘들 걸까. 그 이유는 직무 내용보다 타인의 시선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통념상 낮게 평가되는 일이거나, 설명해도 이해받기 어려운 특수한 직군일 수 있다. 또는 수익 구조나 일의 특성상 "저런 일도 있나?" 하는 반응이 나올 만한 것일 수 있다.
결국 본인이 하는 일 자체보다, 그것을 하는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두려움이 문제다. 자존감이 외부 평가에 의존하게 되는 순간, 직업은 더 이상 생계 수단이 아니라 스스로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 버린다. 아무리 정당한 일이라도 마음 속으로는 자신을 긍정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진다.
그래서 이직이 필요해진다. 현실적인 탈출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설사 지금의 일이 나쁜 것이 아니더라도, 그것을 계속하면서 스스로를 숨기고 설명을 회피해야 하는 삶을 견디기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직 준비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게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에도 현직을 계속해야 한다. 이직 시장이 생각보다 경쟁적이고, 원하는 직무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자격요건을 맞추기 위해 공부해야 할 수도 있다. 그 모든 과정이 누적되면 단순한 업무 피로를 넘어 정서적 고갈까지 이르게 된다.
매번 자신의 직업을 모호하게 설명하거나, 아예 입을 다물어야 하는 자기검열. 이게 반복되면 일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말하는 행위 자체가 피로해진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위험으로 느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피로감은 누적되고, 자존감까지 조용히 깎여나간다.
결국 직업 수치감은 그저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 시선과 자신의 내면화된 편견이 만들어낸 것일 수 있다. 불법이 아닌 일을 하면서도 마치 비밀을 지키듯 행동하게 되는 그 심리적 무게는, 더 이상 직업 자체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 원문 발췌
불법적인일을 하는건 아닌데 그냥 말하기 싫음 그래서 부모님한테도 자식 뭐하냐고 물어보면 그냥 회사다닌다고 말하라고함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