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고위 인사가 '제1차 한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측 협력의 중요성을 직접 기고한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선제적으로 이번 정상회의의 의미를 설파한 것인데, 이는 한국 입장에서 중앙아시아 지역과의 관계가 과거의 '부수적 외교 대상'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격상됐음을 시사한다.

기고문의 핵심 표현인 "서로의 필요 충족하는 최적 파트너"는 한 측의 일방적 이익만 추구하는 외교 담론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한국이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자원과 공급망 다변화에 관심을 두는 한편, 중앙아 국가들은 한국의 기술력과 경제개발 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구조적 상호의존이 존재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이 지금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배경에는 몇 가지 전략적 이유가 있다고 분석된다. 첫째, 글로벌 공급망 위기 시대에 '한곳에만 의존하는' 구조의 위험성이 도드라졌다. 에너지, 광물, 농산물 등 주요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다원화된 거래처의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이라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둘째,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대미·대중 축 외에 제3의 협력 축을 구성하려는 한국의 균형 외교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는 관찰인 것으로 보인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입장은 다르게 작동한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이 지역의 국가들은 냉전 이후 경제 발전을 추진 중이지만, 선진 기술 도입과 투자 유입, 제도 현대화에 어려움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 건설, 통신 기술이 이들의 산업화에 필요한 것이라는 판단인데, 1960~90년대 한국이 거친 개발 단계의 경험이 중앙아 국가들에게 참고할 만한 모델로 기능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1차 회의라는 표현 자체의 외교적 무게도 빼놓을 수 없다. 다자 정상급 협의 채널이 지금까지 없었다는 의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중앙아 국가들과 양자 외교(일대일)로는 충실했지만, 한국-중앙아 전체를 아우르는 공식 정상 협의체는 부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회의 개최 결정은 그것만으로도 외교 관계의 '격상'을 의미한다고 지적되고 있다.

기고문이 나온 타이밍도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상회의 직전 외교부 고위 인사의 기고는 국내외 여론 형성의 선제 작업으로 기능한다는 의미다. 일반 국민들이 중앙아시아가 왜 중요한지, 이번 정상회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미리 이해하도록 함으로써 회의 자체의 외교적 무게감을 높이는 전략으로 읽힐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