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의 발언권이 없다는 게 정말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 누리꾼이 토로한 경험담이 적나라하다. 10년을 전업주부로 살면서도 가정 내 의사결정 어디에도 끼어들 수 없는 현실 말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 학원을 하나 더 추가해야 할지 말지 정할 때도, 본인의 의견을 낼 수 없다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한다. 남편이 제시하는 논리는 명확하다. "이건 내 돈이니까 내가 정한다"는 식. 돈을 버는 쪽이 가정의 모든 의사결정권을 갖는다는 의미인데, 이는 결국 가정을 공동생활체가 아니라 수익과 피부양의 관계로 보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구조는 시댁을 방문할 때면 더욱 강화된다고 한다. "돈을 벌지 않으니까 최소한 집안일은 완벽하게 해야 하지 않냐"는 식의 무언의 압박이 흐른다는 것. 요리, 청소, 빨래 같은 일상의 모든 것이 훨씬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받게 되는 경험인 것으로 보인다. 집이 조금 어수선하면 "놀고먹으면서 이것도 못 하냐"는 말이 튀어나온다고 하는데, 결국 가사노동과 육아라는 중노동을 "놀고 있음"으로 축약하는 관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댁이 전업주부의 하루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맞벌이를 하는 친구의 가정은 어떨까. 그 친구의 남편과는 무엇이든 반반씩 상의하고 결정한다고 한다. 같은 결혼이고 같은 가정인데, 의사결정 구조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쌍벌이냐 편벌이냐의 경제 구조가 가정 내 권력 관계를 결정하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조라고 볼 수 있다. 소득이 있으면 발언권이 있고, 없으면 없다는 논리가 이렇게 작동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법적 관점에서는 흥미롭게도 다르다. 민법상 가사노동은 혼인 중 기여로 명확하게 인정되어, 이혼이나 사별 시 재산분할에 반영된다. 판례들도 전업주부의 가정관리 활동을 구체적인 기여로 평가한다. 그런데 일상 속, 실제 가정 안에서의 의사결정 현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논리가 작동하는 것 같다.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노동은 발언권도 없어야 한다"는 식의 비공식 규칙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 말인 것으로 보인다.

이 누리꾼의 지적대로라면, 가사노동을 진정한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가정에서는 자산도, 통장도, 자기 것이라 확실하게 부를 수 있는 게 점점 줄어든다. 결혼 후 10년 동안 자신의 이름으로 된 통장에 자신의 돈이라 할 만한 게 하나도 없게 되는 상황 말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 독립성도, 선택의 자유도 사라진다는 불안감이 커진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아이들이 모두 자라서 손을 벗고 나면, 이 누리꾼은 가정 안에서 자신이 뭐가 될 수 있을까. 남편이 벌어온 돈, 아이들의 양육과 교육, 가정을 유지하고 지켜낸 모든 활동에 기여했으면서도, 그 결과물인 가정과 자산 안에서 자신의 자리가 흐릿해질 수 있다는 불안감. 그것이 이 누리꾼의 마지막 질문에 담긴 무게감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남편이 이건 내 돈이니까 내가 정한다는 식이에요. 집안일도 노동인데 돈으로 환산이 안 되니까 아무도 인정을 안 해줘요. 이러다 나중에 애들 크고 나면 저는 이 집에서 뭐가 되나 싶어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