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이름을 맞추는 퀴즈를 풀고 있던 중의 일이었다. 문제에 정답하기 위해 여러 섬의 이름들이 불려 나왔는데, 계속 '틀렸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한다. 한두 개가 아니라 웬만한 섬의 이름들을 다 제시했는데도 정답이 나올 징조가 전혀 없었다. 글쓴이는 이 과정에서 점점 답답해졌다. 더 이상 떠오르는 새로운 답이 없는데 계속 '아니다'라는 반응만 들으니,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기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답답할 때 순간적으로 장난기가 솟아올랐다. 답을 찾을 수 없으니 엉뚱한 말을 던져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웃음을 불러일으키거나 아니면 그냥 긴장을 풀기 위해서. '경상도!!!'라고 외친 것. 물론 노(no)잼 드립이었다. 섬과 무관한 지역 이름을 섬이라고 말하는 장난 말인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웃음으로 끝날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던 한 친구의 반응이 예상과 달랐다.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어?'라는 낮은 음성이 새어 나왔다. 분위기가 미묘해졌다. 일반적으로라면 이 순간 글쓴이가 '농담이야'라고 덧붙이거나 웃으면서 넘어갔을 테다. 하지만 글쓴이는 다르게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농담의 맥락이 충분히 자명하니,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웃자고 한 말인 걸 알 테니까. 그래서 별다른 설명 없이 그냥 넘어갔다. 당시로선 합리적인 판단처럼 보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틀렸다. 그 친구가 다른 사람들에게 글쓴이의 뒷담을 퍼뜨렸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 입장에서 들을 수밖에 없었던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 사람이 경상도를 섬이라고 진짜로 착각했대', '무식하더라' 같은 식의 이야기들이 도는 중이었다. 농담을 진지한 발언으로 오인한 친구가 글쓴이를 '상식 부족한 사람'으로 낙인찍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명백한 오해였지만, 일단 입으로 나간 말은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글쓴이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러운 점은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친구가 즉각적으로 반박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 친구는 글쓴이의 드립이 농담이었음을 직접 목격하고 있었고, 그 사실을 주변에 명확하게 설명해주었다. '누가 봐도 농담이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못 박은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오해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 하지만 이미 밖으로 나간 말을 완전히 거두기는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글쓴이도 절실하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겪으면서 느껴지는 감정은 복합적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아무런 잘못을 범하지 않았다. 단지 퀴즈를 풀다가 막힌 상황에서 웃음을 위해 흔한 장난을 던져놓은 것뿐인 것으로 보인다. 진짜 문제는 농담의 문맥을 제대로 읽지 못한 한 친구가 그것을 선의로 해석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아무런 근거 없이 제3자에게 퍼뜨렸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더욱 짜증 나는 건 글쓴이가 '아, 농담이야'라고 먼저 설명하지 않은 것을 마치 글쓴이가 정말로 몰랐던 것처럼 해석한 그 친구의 태도였을 것으로 보인다.
농담이나 우스갯말의 문맥을 읽는 능력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는 걸 이번 일로 실감한다. 누군가에게는 명백한 장난이 다른 사람에게는 진지한 발언으로 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 자체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렇게 해석한 뒤 주변에 말할 때 '내가 이렇게 이해했는데, 혹시 다른 의미인가?'하고 최소한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 친구처럼 자신의 해석을 절대적 사실인 양 받아들이고 곧바로 퍼뜨려버린다. 평판이라는 건 정말 한순간에 형성되고, 오해는 진실보다 훨씬 빠르게 번진다는 걸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낀다.
📌 원문 발췌
글쓴이가 경상도를 섬인 줄 알더라며 너무 놀랐다고 은근 무식하더라며 제 뒷담을 깠네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