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 아이에게 수학 응용 문제를 설명하다가 막혔다. 아이가 이해를 못 하니 남편에게 부탁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은 밤샘 일로 겨우 2시간 정도 잤다고 했는데, 침실에서 휴대폰을 들고 자고 있었다.

깨우고 아이를 좀 봐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은 예전에 자길 깨우지 말라며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던 것도 있었지만, 상황이 절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눈을 뜬 남편은 "정신이 없다", "모른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한번 봐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때였다. 남편이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이가 놀라 자신의 방으로 달아났다. 내가 소리 지를 일이냐고 했더니 욕설이 터져나왔다. 아이가 옆에 있는데 욕을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남편은 오히려 "자꾸 자기를 괴롭히느냐"며 화를 냈다.

일이 커졌다. 내가 계속 따지니 남편이 의자를 집어 들었다. 던질 듯한 모양새였다. 나는 겁을 먹지 않고 맞서다가 남편이 의자를 내려놨다. 하지만 그다음 순간이 더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이 배로 나를 밀며 몸을 날렸다. 나는 침대에 앉게 됐다. 이건 폭력이라고 큰소리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자기는 참은 거"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게 핵심이었다. 폭력을 행사한 뒤에 "나는 더 참았다"는 논리다. 거기 담긴 역설이 치명적인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를 한 번에 가해자 위치로 옮겨 놓는다. 의자를 또 집어 던지려는 시늉도 반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욕설도 계속됐다. 내가 계속 따졌다. 아이는 방문을 닫고 있었지만 모든 걸 봤을 것으로 보인다.

나중에 남편은 "미안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나는 그 순간부터 자신을 탓한 것으로 전해진다. "왜 잠든 사람을 깼나", "왜 남편을 자극했나". 아이가 폭력을 목격하게 한 것도 내 탓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책의 무게가 지금도 무겁다.

하지만 이 구조를 거꾸로 봐야 할 때인 것 같다.

아이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의자를 집었다 놨다를 반복하고, 신체를 밀친 행동. 이 모든 게 "아내가 나를 건드렸으니까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정당화되면 어떻게 될까. 아이는 "아빠처럼 화내는 게 정상"이라고 배운다. 동시에 "엄마가 아빠를 괴롭혔으니까 폭력이 당연한 것으로 전해진다"고도 생각하기 시작한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 아이도 감정 조절이 아닌 다른 방식의 반응을 배우기 쉬워진다.

의자 투척 시도와 신체 밀침은 법적으로도 가정폭력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남편을 완전히 단죄하자는 뜻은 아니다. 다만 피해자가 스스로 가해자 자리에 앉는 이 역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30대 후반인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독립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혼을 전제로 하는 계획은 아니겠지만, "나와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는 건 지금 시점이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일자리를 찾는 게 막막할 수 있지만, 아이가 저학년인 지금이 시작하기엔 나쁘지 않은 시간인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독립은 단순히 "남편과의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게 아니다. 아이에게 "엄마도 스스로 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행동이 된다. 남편을 떠날지 함께할지는 글쓴이의 몫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처럼 "모든 게 내 탓"이라며 자책하는 동안 아이는 계속 이 상황을 목격하게 될 수 있다. 그 자책의 무게를 조금씩 내려놓고, 현실적인 선택지를 하나씩 준비하는 것. 지금이 그 시점인 것 같다.


📌 원문 발췌

아이가 문 닫고 있었지만 다 보고 들었겠지…내 잘못이라 아이한테 더 미안함.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