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한 그릇을 들었을 때, 예전 같지 않은 맵기를 느껴본 적 있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되는 신조어 '맵플레이션'을 두고 많은 사람이 이 현상이 실제라고 공감하는 반응을 보인다.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처럼, 맛의 기준값 자체가 상향 이동하는 현상을 뜻하는 말인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건 이 현상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수치가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 따르면 80년대 라면과 현재의 라면을 직접 비교했을 때, 지금의 라면들이 약 20배 정도 더 매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해진다. 40년 사이 라면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건 다음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 라면의 매운맛 등급이 사실상 2017년 이전 *** 라면의 맵기 수준이라는 것. 즉, 소비자가 모르는 사이 라면 제품군 전체의 매운맛 기준이 슬금슬금 상향 이동해 온 셈인 것으로 보인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 것으로 보인다. 음식의 맛이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건 특이한 일이 아니다. 개인의 입맛도 변하고, 사회 전체의 식 트렌드도 변하기 마련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맵플레이션이 우려스러운 이유는, 이것이 단순한 미각 변화를 넘어 시장 전체의 기준 이동이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더 정확히는,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지가 눈에 띄지 않게 줄어든다는 데 있다.

생각해보면 과거엔 라면 시장에 다단계의 맵기 선택지가 분명 존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브랜드별로 '아예 순한 맛' '약간 맵게' '중간 정도' '매우 매운' 이렇게 스펙트럼이 형성돼 있었다. 소비자는 자신의 매운맛 내성에 따라 적절한 제품을 고를 수 있었다. 맵찔이도 충분히 먹을 라면이 있었고,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선택의 폭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라면 시장의 맵기 스펙트럼이 통째로 위로 이동하면서, 중간 단계의 제품들이 사라지거나 원래보다 훨씬 맵게 개량되었다. '순한맛'이라 붙은 라면도 10년 전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맵다는 반응이 많다. 결국 매운맛을 못 받아내는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극도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맵찔이들 입장에선 생존이 점점 힘들어진다는 표현도 나오는 이유다. 어느 순간부터 편의점 라면 코너에서 먹을 수 있는 제품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 개인의 미각 변화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물리적 수렴이 일어난 셈인데, 이 과정이 워낙 은밀해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라면값의 인상은 물가지수에 나타나지만, 맛의 변화는 개인의 감각 영역으로 치부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식품 제조사 입장에서도 이해가 된다. 젊은 세대가 자극적인 맛을 선호한다는 판단 아래, 업계는 지속적으로 강한 맛 방향으로 제품을 개선해왔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대다수 수요를 따르는 것이 경영 논리니까.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각 감수성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이나, 선천적으로 매운맛을 못 받아내는 사람들을 위한 선택지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결국 '맵플레이션'은 단순한 맛의 변화를 넘어, 식문화의 다양성이 공공연하게 좁혀지는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음식을 선택하는 건 개인의 자유인데, 그 자유의 범위가 자신도 모르게 제약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매운맛 열풍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그 결과로 누군가는 계속 밀려나고 있다는 현실은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인 것 같다.


📌 원문 발췌

대충 80년대 라면보다 현재 먹는 라면들이 20배 정도 매워졌다 함. *** 라면 매운맛이 2017년 이전 *** 라면맛임.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