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Japan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지 벌써 몇 년이 흘렀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시작된 이 운동은 처음에는 강한 신념으로 무장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느껴지는 것이 있다. 과연 '나는 몇 점짜리 불매러인가' 하는 질문이다.
솔직하게 평가해본다면 50점 정도가 맞을 것 같다.
완벽하게 지킨 것들부터 세어보자. 그동안 가장 즐겨 마시던 맥주 브랜드가 있었다.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제품이었다. 불매 선언 이전까지만 해도 주기적으로 그것만 골라 마셨는데,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입에 넣지 않았다. 대신 국내 맥주나 다른 수입맥주로 전환했다. 어렵지 않았던 이유는 단순했다. 대체재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패션 브랜드도 마찬가지였다. 세련된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일본 브랜드가 있었고, 인기 캐릭터와의 콜라보 제품까지 출시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한 때 그 브랜드의 신상품 출시 소식은 빠뜨릴 수 없는 트렌드였다. 그렇지만 그것도 끊었다. 한국 의류 브랜드의 선택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굳이 그것에 집착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꽤 잘 지켜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담배다. 정확히는, 특정 일본 담배 브랜드를 말한다.
이건 완전히 달랐다. 맥주나 옷처럼 쉬이 대체할 수 없었다. 특정한 향과 맛에 몸이 깊이 길들여져 있었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중독이었다. 대안을 찾으려 여러 번 시도했지만, 그 특유의 감각을 주는 대체제가 없었다. 불매의 신념과 신체의 욕구가 충돌했다. 결국 욕구가 신념을 이겼다.
지금도 그 담배를 필 때마다 마음 어딘가에 불편함이 남는다. 불매 운동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정작 실천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자각. 그것이 50점이라는 평가의 진짜 의미다.
완벽한 불매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실천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어디서 원칙을 지켰고 어디서 흔들렸는지가 더욱 솔직한 기록이 아닐까. 시간이 지나며 '대체재가 있는 품목은 비교적 선명하게 끊어낼 수 있지만, 중독성 있거나 대체재가 뚜렷하지 않은 품목에서는 의도치 않게 이탈이 생긴다'는 패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같다. 불매 운동의 현실은 흑과 백의 절대적 경계가 아니라, 회색빛 고민 속에서 지속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도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완벽하지 않지만 계속 생각하고 실천하려 애쓰는 사람들 말이다. 그것이 아마 운동의 흔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 원문 발췌
제가 유일하게 No Japan못하는 것이 '담배'입니다......ㅡㅜ 담배만큼은 '***(과거 ***)' 보다 잘빨리는(?)게 없더라구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