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알림이 울렸다. 세 개의 단체방에 순식간에 추가됐다는 메시지. 규모를 보니 각각 150명, 200명, 60명이었다. 첫 인상은 무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학창시절 후배들, 직장 동료들, 지역 네트워크.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며칠간 방 안의 대화를 살폈다. 패턴이 명확해졌다. 세 방 모두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공간이었다. 더 이상했던 건 방을 추가한 사람들의 정체였다. 내 지인들인데, 공개적으로는 다른 정치 진영의 지지자라고 알려진 사람들이었다. 왜 나를 여기에 집어넣었을까. 그 의도가 뭘까.
반복되는 메시지는 극도로 일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천지 의혹, 지난 선거에서의 압도적 패배, 중앙 정부와의 불협화음, 반도체 공장 건설. 네 가지 주제가 정해진 프레임처럼 계속 회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누군가는 뉴스를 링크했고, 누군가는 자신의 분석을 덧붙였고, 또 누군가는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복되는 메시지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굳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톡방이 서로를 증폭시키는 구조를 처음 명확하게 봤다. 지역 선거에서 지지층을 조직하는 방식이 세대를 거치며 변해왔던 걸까. 예전엔 더 노골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 집회, 지역 주민 모임, 이웃 간의 입소문. 지금은 카톡과 온라인 커뮤니티로 장소가 옮겨왔지만, 핵심은 동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인척과 학연, 지연으로 촘촘히 엮인 네트워크를 타고 사람들을 같은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것. 다를 바 없었다.
더 불편했던 건 강압이 없다는 점이었다. 아무도 "이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선언하지 않았다. 모든 게 암묵적이었다. "사람이라면 ***을 지지하는 게 맞지 않나"라는 당연함. 지역에 뿌리를 둔 사람이라면, 내가 아는 지인이라면, 이미 이 방에 들어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같은 진영이어야 한다는 식의 무언의 압박. 그 압박이 거슬렸다.
나는 다른 진영의 지지자가 아니었다. 다만 지금 경험하는 것은 정치 선택을 암묵적으로 강요받는 느낌이었다. 지역을 사랑한다는 것과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것이 동일시되는 분위기. 그것이 거슬렸다. 지역은 정치 진영보다 커야 하지 않을까.
***의 굴비, ***의 모시송편. 그동안 습관처럼 사던 특산물들이 이제는 다르게 보였다. 그 이름이 특정 정치 진영의 대명사처럼 굳혀가는 느낌이 든다. 지역 음식을 소비하는 행위조차 정치 선택으로 읽혀 버렸다. 그래서 괜히 사기 싫어졌다. 결국 나는 지역의 이름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사는 곳을 나타내는 정치 진영만 남아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카톡 단체톡 나도모르게 초대된 3개의 방 150명 200명 60명방. 알고봤더니 *** 지지방. 다들 내가 ***과 *** 지지자인지 아는 지인들인데 왜 날 초대한건지.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