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와이파이는 한동안 항공사마다 서로 다른 기술을 들여왔다. 지난 십여 년간 탑승객들이 비행 중에 접한 인터넷은 대부분 정지궤도 위성(GEO) 기반 시스템이었다. 궤도 위에 고정된 정지위성들이 신호를 중계하는 방식인데, Viasat이나 Intelsat 같은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해왔다. 안정적이긴 했지만 느린 속도와 높은 지연이 오랜 단점이었다.
그 생태계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변하고 있다. 스타링크가 저궤도(LEO) 위성 인터넷으로 진출하면서다. 저궤도 위성은 지구 상공 몇백 킬로미터에서 빠르게 공전하기 때문에, 신호가 왕복하는 지연 시간이 정지위성의 1/10 수준으로 줄어든다. 속도도 기존 방식 대비 몇 배 빨라진다. 이 기술적 격차가 항공업계를 크게 흔들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기내 인터넷의 이용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요리 레시피를 검색하거나 이메일을 확인하는 수준이라면 기존 시스템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영상 스트리밍이나 화상회의, 온라인 게임 같은 콘텐츠는 이전까지 기내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연이 크면 영상이 끊기고 음성이 씹혀서 사용 불가능 수준이었다. 그런데 스타링크의 저지연 특성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비행기 속에서도 지상과 거의 변함없는 인터넷 경험이 가능해진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의 반응은 빠르고 단호하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공유한 정보에 따르면, 세계 톱 10 항공사 중 절반을 넘는 항공사들이 이미 스타링크를 도입했거나 현재 도입 중이라고 한다. 단순히 몇 비행기를 테스트하는 파일럿 수준이 아니라, 각 항공사별로 본격적인 도입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의미다. 경쟁 항공사들이 앞다투어 움직이면서 일종의 '기내 인터넷 경쟁'이 시작된 셈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구체적인 사례가 IAG다. 영국항공과 이베리아 항공의 모회사인 IAG는 올해 연말까지 자사의 장거리 국제선 절반 정도를 스타링크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이미 공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몇 달 안에 수백 대의 항공기에 새로운 시스템을 탑재하겠다는 의지다. 이 정도면 단순한 파일럿 프로젝트가 아니라 본격적인 기술 전환으로 보인다. 항공사가 자신 있게 명확한 연말 기한까지 공표한 것으로 미루어, 스타링크 기술을 충분히 검증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기존 정지궤도 위성 방식을 제공하는 Viasat과 Intelsat 같은 업체들이 수년간 여러 항공사와 계약을 맺고 시장을 지배해왔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다수 항공사들이 스타링크로 갈아타고 있다는 건, 기술 격차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속도와 지연뿐 아니라, 기내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비용도 스타링크가 더 효율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성능이 좋은 것을 넘어, 경제성까지 우수하다면 기존 업체들이 살아남기 어렵다.
탑승객 경험도 눈에 띄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기내 와이파이는 동시에 많은 승객이 사용하면 속도가 급락하는 문제가 있었다. 대역폭(데이터 처리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스타링크는 충분한 용량으로 많은 승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또한 기내 인터넷이 현재는 거의 전부 유료(일일권, 월간권) 구독 모델인데, 스타링크 채택이 확산되면서 항공사들 사이의 가격 경쟁이 심해질 수도 있다. 서비스 경쟁과 가격 경쟁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건 탑승객에게는 좋은 소식인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기내 인터넷의 품질은 오르고 비용 부담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내 인터넷 시장이 스타링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미 세계 최대 규모 항공사들 중 절반 이상이 움직였다면, 나머지 항공사들도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수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기내 인터넷의 통일화'가 이제 현실이 되려 하고 있다.
📌 원문 발췌
세계 상위 10대 항공사 중 과반 이상이 스타링크를 도입 했거나 도입 중이고, 10대 항공사 중 하나인 IAG 도 년말까지 장거리 노선중 50% 정도를 도입 한다고 하네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