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리를 얻었다. 오랜 취업 준비 끝에 합격통지를 받고, 먼저 떠올린 건 오랫동안 자신을 응원해온 친구였다. 연락이 뜸해졌던 취준 기간을 거쳐 이제 기쁜 소식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돌아온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ㅋㅋㅋ" "축하해!!" 단 두 줄. 그것도 특별한 감정이나 안부 없이 담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 따뜻한 말 몇 개, 예를 들어 "정말 고생한 것으로 전해진다"거나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어"라는 식의 응원 한두 마디 정도는 있을 거라고 자연스레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친구라면 특히 그럴 거라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10년이 넘은 오랜 관계 속에서, 본인이 대기업 취업에 떨어졌을 때 바로 그 친구가 밥을 사주고 위로해주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때는 진심 어린 응원이 흘러나왔는데, 왜 이제는 다를까. 본인의 기대와 실제 온도 사이에서 막연한 답답함이 생겼다.
주변에 이 상황을 언급했을 때, 한 사람이 단호하게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혹시 질투하는 건 아닐까?" 순간 그 가능성이 떠올랐다. 본인이 성공한 순간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는 건, 실제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 하지만 동시에 다른 해석도 가능해 보였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몇 가지 각도에서 보자. 첫째, 질투. 본인의 합격이 그 친구에게 약간의 자극이 되었을 가능성인 것으로 보인다. 둘째, 거리감. 취준 기간 자신이 연락을 거의 하지 않은 탓에 관계의 끈이 느슨해졌을 수도 있다는 해석인 것으로 보인다. 친구 입장에서는 갑자기 소식이 들려와도 이미 어느 정도 심리적 거리가 생겼을 수 있다는 것. 셋째, 단순한 무관심. 비록 10년 지기지만,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생 사건에 같은 강도로 공감하거나 반응하지는 않는다는 현실도 있다.
가장 가능성 높은 건 뭘까. 사건의 순서를 다시 정렬해보면 힌트가 보인다. 본인이 취준에 집중하면서 연락이 끊긴 후, 합격이라는 경사가 생겼을 때 친구에게 소식을 건넸다는 사실. 이 시간 차이 속에서, 친구 입장에서는 "한동안 연락 없다가 좋은 일만 들으러 나타난 건가" 같은 느낌이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질투보다는 '누적된 서운함'이나 '이미 벌어진 거리감'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어떻게 할까. 한 가지 가능성은 친구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으로 보인다. 너무 부드럽게, 다그치지 않으면서. 예를 들어 "요즘 바빠?"라는 일상적인 물음으로 시작해, "혹시 내가 뭔가 실례한 게 있나?" 정도로 풀어내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또는 합격 소식만 던지고 끝낼 게 아니라, 그동안의 취준 과정이나 자신의 마음 상태, 그리고 그 친구의 요즘 일상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만드는 것도 방법인 것으로 보인다. 질투든 거리감이든, 결국 관계는 일방적인 기대로는 채워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나 떨어졌을 땐 밥사주고 그러면서 응원해주다가 근래에 내가 땅굴 들어가면서 잠시 연락 뜸했다가 합격소식이랑 오랜만에 짠! 했는데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