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질문 하나가 심플하면서도 날카롭다. 20대 후반에서 30대로 넘어간 친구가 아이돌 팬 활동에 푹 빠져 있을 때, 그것을 어떤 감정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를 묻는다. 특히 돈을 많이 쓸 때 그 고민은 더 깊어진다.
겉으로는 취미로 존중한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그것을 건강한 취미로 진심으로 여기는 건지. 이 사이에서 흔들리는 감정이 있다. 그리고 그 흔들림의 뒤에는 사회적 압박이 깔려 있다.
나이가 정해주는 취미의 경계선
이 질문을 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나이에 맞는 취미'라는 사회적 통념인 것으로 보인다. 10대는 아이돌을 좋아해도 괜찮다. 하지만 20대 중후반에서 30대가 되면 '아직도?'라는 시선이 따라붙는다. 그 암묵적인 압박이 첫 번째 갈등을 만든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이에 따라 '해야 할' 취미가 있다는 인식인 것으로 보인다. 성인이 되면 자동으로 버려야 할 것들이 있고, 새로 갖춰야 할 것들이 있다는 통념 말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팬심은 전자에 속한다고 여겨진다.
'돈을 많이 쓴다'는 행위가 만드는 분열
하지만 이 글에서 정말 중요한 변수는 '돈을 많이 쓴다'는 조건인 것으로 보인다. 순수한 아이돌 팬심이 아니라, 그로 인한 지출이 문제가 되는 순간이 바로 여기다.
같은 아이돌 팬이라도 음악을 감상하는 데 그친다면, 존중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앨범을 사고, 포토카드 같은 굿즈를 모으고, 콘서트 티켓에 돈을 쏟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순간 '취미'라는 단어는 '과소비'로 재명명되기 쉽다.
성인에게는 은연중에 '합리적 소비'라는 잣대가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예적금, 보험료, 주택자금 같은 것들이 '성숙함'의 증거라고 여겨지는 사회에서, 아이돌 굿즈에 쓰는 돈은 어떻게 봐도 '낭비'처럼 비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질문의 뒤에 숨은 진짜 불안감
질문을 다시 읽어보면, 결국 이것은 타인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팬 활동에 대한 불안감이 배경에 깔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혹은 질문자 자신도 아이돌 팬이거나, 앞으로 그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속으로는 한심하지만 겉으로는 존중한다'는 표현 자체가 이를 드러낸다. 진심인 존중이라면 굳이 이렇게 나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것은 사회적 시선에 의해 분열된 마음의 상태를 솔직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누구의 기준이 정답인가
결국 아이돌 팬심을 한심하게 볼 것인지, 존중할 것인지는 타인의 판단이 아니라 당사자 자신의 기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여겨진다. 다른 사람의 눈치가 자신의 취미 활동을 좌우해서는 안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나 쓰는지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을 좋아하되 자신의 경제적 능력 범위 내에서 즐기는 사람도 있고, 그것으로 인해 빚을 지거나 기본적인 생활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 경계선은 사람마다 다르다.
'성인의 아이돌 팬심'이라는 현상 자체를 '한심'으로 낙인찍는 것은, 결국 취미의 종류를 나이에 따라 정해놓으려는 사회적 강박으로 보인다. 타인의 팬심을 판단하기보다는, 그것이 당사자의 행복을 해치지 않고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는지를 묻는 일이 더 중요하다.
📌 원문 발췌
20대 후반~30대가 되어서도 친구가 아이돌에 푹 빠져서 돈 많이 쓸 때, 속으로는 한심하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취미로써 존중하나?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