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1년을 막 지난 부부. 신랑은 어려서부터 모정이 없었고, 그래선지 유독 애정하는 막내 고모님이 있었다. 외국인과 결혼한 고모님은 아이 셋을 낳았고, 코로나 이후 거의 7~8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고모님 가족 다섯 명이 신혼집을 방문하기로 했을 때, 신랑은 설렜을 것으로 보인다.
그 설렘이 초대로 이어진 건 아내의 요리 때문이었다. 아내는 팔로워 꽤 많은 요리 컨텐츠를 운영 중이었다. 신랑이 고모님께 자랑하다 보니, 고모님이 "한국 집밥이 그리워"라며 초대를 바라게 된 것. 아내는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신랑과 고모님 사이의 애틋함을 알기에 흔쾌히 초대 준비에 들어갔다.
음식 준비는 정성으로 가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냉동 제품은 하나도 쓰지 않았다. 한우, 한돈, 생물 해산물까지 꼼꼼하게 선택해서 약 30만 원대를 쏟아 부었다. 손맛과 창의력으로 명성을 얻은 만큼, 그 내공이 고스란히 식탁 위에 담길 그런 성의 있는 준비였다.
문제는 대량 조리 과정에서 터져 나왔다. 평소 아내는 1병에 3만 8천 원대의 올리브유를 즐겨 썼다. 하지만 이날은 전을 잔뜩 부쳐야 했고, 각종 볶음과 무침에도 기름이 많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900ml짜리 카놀라유를 두 통 들고 온 이유다. 올리브유로 그만한 양을 맞추려면 기름값만 십 몇만 원대가 들 수 있었고, 남은 올리브유로는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방에서 일을 돕던 신랑이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왜 이런 기름을 써? 몸에 안 좋은데?" 기름의 종류가 문제인 줄 몰랐던 아내는 당황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놀라유도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기름 아닌가. 신랑의 표현을 따라가다 보니, 금전적 이유가 저변에 깔려 있다는 느낌이었다. "미리 사 놨어야지. 자기도 안 좋은 거 알면서 왜 먹어? 어머니 같은 분인데 자기만 좋은 거 먹고…" 급기야 신랑이 흘린 단어가 "야박하다"였다.
아내는 반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리브유 경제성 문제가 아니라는 점, 그 정도 기름값이 아까워서가 아니라는 점을 차근차근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히려 이렇게 많은 기름을 개인 식사에도 썼다면 카놀라유를 택했을 것이란 취지까지 더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신랑의 다음 말이 더 황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좋은 걸 써야 하는 것만 골라쓰고, 티 나지 않는 곳엔 싼 걸 쓰는 건 정말 나쁜 마음인 것으로 보인다." 재료비 30만 원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으면서, 기름 선택만 도덕 문제로 몰아붙이는 셈이었다.
아내는 말이 없었다. 황당함 속에서 반응조차 쉽지 않았다. 신랑은 그 침묵을 긍정으로 읽었는지 "봐, 할 말 없지?"라고 웃어 넘겼다. 불타는 심정이었지만, 저녁 식사는 웃음 속에 마쳐졌다.
밤 열시쯤, 고모님 일행이 짐을 챙기며 일어났다. 고모님은 아내에게 다가와 감사와 수고를 건넸다. 그리고 한 장의 봉투를 밀었다. 바로 그 순간, 신랑이 손을 뻗어 봉투를 가로챘다. "한국 오느라 돈도 많이 썼을 텐데 이런 걸 뭐하러 주냐"며 고모님께 밀어 넣었다. 아내를 호위하는 제스처라기보다, 고모님을 쫓아내듯 하는 몸짓이었다. 그리고 아내에게 향한 것으로 전해진다. "너도 받을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 그리고 요리는 뭐, 로봇이 해 줬냐?"
아내가 화를 냈다. 본인이 생색을 내려고 아내를 고생시켜놓고선, 단 하나의 재료 선택 때문에 정상인처럼 대우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앞으로는 나가서 대접해라. 집에서 밥해 주는 거 관뒀다"며 쏘아 붙였다. 신랑은 "신경 못 써서 미안하면 될 일을 자꾸 크게 만든다"며 책임을 돌렸다. 현재 부부는 냉전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건이 진짜 기름의 종류에 관한 일일까. 외형만 보면 그렇지만, 구조를 들여다보면 다른 문제가 보인다. 신랑이 아내의 요리 실력을 자랑의 도구로 삼으면서도, 정작 그 결과물을 만든 아내의 노력과 선택을 존중하지 않는 패턴처럼 읽힌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신혼 초기 부부 갈등에서 "사소한 트집"이 반복될 때, 대개 그것은 트집 자체가 아니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닿지 않는 구조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아내는 자신이 쏟은 노력(재료 선택, 정성, 요리)이 단지 신랑의 체면을 위한 수단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을 느꼈을 수 있다. 기름은 빌미였을 뿐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자기만 좋은거 먹고 나한테는 어머니 같은 분인데 좀 너무한거 아니야? 십만원이 아까워? 야박한것 같아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