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의료비를 자녀가 부담해야 하는가. 특히 부모에게 재산이 충분할 때도 그럴까.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에서 이 질문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상황은 복잡하다. 포스터(글쓴이)와 둘째언니는 아버지에게, 큰언니는 어머니에게 각각 양육받았다. 부모는 초등학교 때 이혼했고, 대학 때 재결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직후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혼자 남겨졌다. 대학 시절부터 매달 50만 원의 용돈을 부모에게 보내야 했던 포스터는 결혼 후 그 짐을 내려놨다. 하지만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게 되자, 포스터와 둘째언니는 도의감에서 각각 천만 원씩을 병원비로 충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입원시켜야 한다. 이 순간에서 자매들의 입장이 갈린다. 큰언니는 병원비를 1/3씩 나눠내자고 주장한다. 그에 비해 둘째언니는 어머니의 재산을 먼저 활용하고, 그것이 다할 때 추가 논의를 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의 재산 상황을 보면 후자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다. 서울의 10억 원대 아파트를 포함해, 수도권에도 4억 원대의 부동산이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상속받은 재산도 있다. 이 정도면 상당한 자산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생기는 질문은 이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재산이 있는데 왜 직접 양육하지도 않은 자녀들에게 병원비를 1/3씩 요구하는가. 포스터와 둘째언니는 어머니에게 양육받지 않았고, 성장 과정에서도 실질적인 교류가 없었다. 반대로 큰언니는 약 5년간 어머니를 돌봤다. 이러한 기여도의 차이가 있는데도, 자녀들을 균등한 책임자로 보는 입장이 과연 공정한가 하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법률적으로는 부양 의무가 부모-자녀 관계에 원칙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 양육과 기여의 정도가 크게 다를 때, 그 의무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특히 피부양자가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그 자산을 먼저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으로 널리 인정된다. 한국의 상속·부양 관행에서도, 부모의 재산이 있으면 그것으로 생활비와 의료비를 충당하는 것이 순서다.

이 사건에 불을 붙인 또 다른 요소가 있다. 포스터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의 재산이 어머니에게 온전히 넘어가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큰언니가 "당연히 엄마가 다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어쩔 수 없이 도장을 찍게 됐다는 대목이 있다. 이는 상속 동의 과정에서의 불신과 압박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지금 병원비를 1/3씩 내라는 요구가 나오니, 포스터와 둘째언니는 더욱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사실을 다루더라도, 기여도를 반영하지 않은 채 순전히 '자녀'라는 신분만으로 균등한 분담을 요구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는 반응이 나온다. 어머니가 직접 양육하지 않은 자녀가 왜 상속받은 부모의 재산을 차치하고 자신의 돈을 내야 하는지 명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둘째언니의 제안—어머니의 재산을 우선 활용하되, 그것이 부족할 때 추가 분담을 논의하자는 입장—이 합리적인 접점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 원문 발췌

엄마 재산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서울에 10억짜리 아파트도 있고(큰언니거주), 수도권에 엄마가 살던 아파트도 4억 정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