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의 정당 전당대회 국면. 한 익명 게시판에 특이한 분석 글이 올라왔다. AI가 현역 정치인의 SNS 입장문을 논리적으로 해부했다는 내용이었다.

정치인이 SNS에 직접 입장문을 올리는 방식은 현대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전형인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보다 빠르고, 지지층에게 일대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에는 AI가 그 입장문을 분석했다는 사실 자체가 화제가 됐다. 사람이 평가하면 보통 진영 논리로 소비되지만, AI는 중립적 도구로 인식되기 때문이었다.

AI가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논리의 구조 자체였다. 유명 작가의 원래 발언은 "권력이 비판을 막으면 부패하여 망한다. 그러니 비판을 막지 말라"는 조건부 경고였다고 한다. 하지만 정치인의 입장문에서는 이 조건부 경고가 "성공을 방해하는 악담"으로 읽혔다는 평가였다. 상대 주장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반박하는 논리 오류의 전형이라는 지적이었다. 작가는 권력의 조건부 경고를 제시했을 뿐인데, 정치인은 그것을 "저주"로 프레임했다는 것이었다.

그다음 문제는 '동지의 언어'라는 표현에 담긴 모순이었다고 한다. 정치인은 "동지의 언어, 애정의 시각에는 필패, 썩은 내 같은 단어가 없다"고 표현했다는데, 겉으로는 진영 내 우애를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우리를 향한 모든 비판적 표현을 불허하겠다"는 선언이었다는 평가다. 바로 작가가 경고했던 바로 그것—비판을 막으려 하는 행위—를 정치인이 스스로 입증하는 셈이었다. 그 아이러니가 게시판에서 주목을 받았다.

세 번째는 논리적 반박의 부재였다. AI는 작가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 반론이 한 줄도 없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대신 정치인은 과거 진영을 떠나거나 대립했던 인물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그들을 "변절자"로 낙인 찍었다. 이는 전형적인 인신공격의 오류였다는 평가다. 메시지를 반박하지 못하니 메신저의 인격을 공격한 것이었다. 동시에 당내 소신파와 외부 특정 세력을 아무 근거 없이 "합작 세력"으로 묶어버렸다고 한다. 논리적 검증이 불가능한 음모론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진영 내부의 정당한 이견이나 비판까지도 "내부의 적"으로 몰아세워 버렸다는 평가였다.

네 번째는 표현 자체의 모호함이었다. "평론의 선을 월경한" "정계 회귀" "껍데기들" 같은 단어들이 의도적으로 애매하게 쓰여 있다는 분석이었다고 한다. "평론의 선"이 정확히 어디인지 정의되지 않으면, 당의 공식 입장에 반하는 모든 발언이 '월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정계 회귀"는 실제 행동이 아닌 추측으로 상대를 폄하하는 것이었다. "다른 모든 껍데기들도 갈 것"이라는 표현은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모든 지식인과 당내 비판파를 "거짓"으로 타자화하는 배타적 언어였다는 평가였다. 이런 모호함이 지지층의 감정적 결집을 유도할 수 있지만,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는 수법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AI 분석의 결론은 역설적이었다고 한다. 정치인은 비판을 향한 강한 태도로 지지층의 결집을 노렸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비판자를 공격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작가가 경고했던 "비판을 막는 권력은 썩는다"는 말을 정치인 스스로 입증해 버린 셈이었다. 진영 결집의 수사학으로는 강력했을지 몰라도, 논리와 태도 측면에서는 자신의 약점을 드러낸 것이었다는 평가였다. 게시판에서는 이 역설이 가장 큰 화제가 됐다.


📌 원문 발췌

"동지의 언어, 애정의 시각에 '필패', '썩은 내'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