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못 이루다 우연히 본 TV 다큐가 꽤 인상적이었다는 한 누리꾼이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별한 건 그 다큐가 2013년에 방영된 하우스 푸어 관련 콘텐츠라는 점. 십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영상을 다시 보니 기묘한 감정이 들었다고 한다.

2013년의 부동산 시장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채 사라지지 않은 국면이었다. 여기에 가계부채까지 누적되면서 매매가가 하락세를 거듭하던 시기였다. 더 이례적인 건 매매가는 내려가는데 전월세는 오히려 치솟는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 주택 거래는 침체했지만 집을 구하려는 임차인들은 높은 월세나 전세금을 감수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부 정책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기조였다. 8.28 대책 같은 여러 조치들이 '거래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즉, 부동산을 매매하도록 유도하는 정책 기조가 주를 이루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경에서 다큐에 등장한 부동산 전문가들의 발언이 두드러진다. 당시 전문가들은 "부동산은 끝물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 사면 망한다"는 식의 하락론을 펼쳤다고 전해진다. 그 예측이 당시로서는 설득력 있어 보였을 것 같다. 매매가가 계속 하락하는 와중에 '이제가 정말 끝장일지도'라는 생각이 자연스러웠을 테니까. 그 국면에서는 그런 비관론이 현실처럼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간은 거침없이 흘렀다. 부동산 사이클은 생각보다 긴 호흡이었고, 2013년의 침체는 이후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오늘날 돌아보면 '사면 망한다'던 예측이 그대로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상황이 뒤집혀 '사지 않으면 더 나중에 못 산다'는 식의 담론이 힘을 얻게 됐다. 결국 같은 전문가라도 시장 국면이 바뀌면 정반대의 예측을 내놓게 되는 구조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단순히 "전문가가 틀렸다"고만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게 흥미롭다. 부동산 시장 예측이라는 건 본질적으로 그 시점의 국면에 종속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3년에 매매가 하락이 지배적이었으니 '끝물론'이 설득력 있었고, 이후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니 '매수론'이 나돈 것. 같은 데이터를 해석하는 사람이라도 시장 국면이라는 변수 앞에서는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요한 건 예측의 정확성 문제가 아니라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발언이 어느 시점의 어떤 시장 국면에서 나왔는지를 아는 게 훨씬 의미 있다. 2013년 다큐의 전문가 발언도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실패한 예언'이 아니라 '그 시대가 낳은 말'로 읽혀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 원문 발췌

저땐 부동산 침체기라 부동산 대책(8.28대책 등) 내용이 지금과는 많이 다릅니다. 매매가는 떨어지고 전월세는 오르고.. ***, *** 등 전문가들 인터뷰도 지금의 정반대("부동산 끝물임", "사면 망함" 등등)..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