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6개월 후, 글쓴이는 언니의 번호를 폰에서 지웠다. 번호를 바꾼 이유는 미련 때문에 다시 연락할까 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돈을 빌려도 돌려주지 않고, 필요할 때는 자취하던 그 언니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단절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렇게 5년을 "언니는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 전, 친척 언니를 통해 연락이 들어왔다. 글쓴이의 언니가 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과 함께 금전 지원을 요청하는 메시지였다. 글쓴이는 이 순간을 기점으로 혼란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단절이 필요했던 이유들

어렸을 때 부모님 이혼, 그 후 아버지와의 단절, 엄마의 사망까지 겪으며 자라난 글쓴이에게 친언니는 원래 '싸우고 지내는 평범한 형제'였다. 그러나 언니가 성인이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직장 불안정,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오는 행동이 반복되었고, 결국 연락을 끊고 사라졌다고 한다.

글쓴이가 엄마와 함께 생활하며 생활비로 챙겨준 용돈을 언니가 몰래 가져가는 일도 있었다. 조의금까지 무단 차용한 적도 있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가 결혼하고 임신했을 때 안부 메시지를 계속 보냈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없었다. 출산할 때도 친정 식구는 하나 없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번호를 바꾼 뒤, 찾아온 것들

그 후 글쓴이는 결혼 후 남편과의 생활 속에서 나름의 자리를 잡아갔다. 회사가 코로나로 어려워지면서 일을 그만두고 의료기사 자격을 따기 위해 대학에 복학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학교에 다니며 과제를 하고 밤에 공부해서 장학금까지 받게 됐다고 한다. 아직 돈을 버는 나이는 아니지만, 가정과 공부를 병행하는 와중에도 앞을 보고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친척을 통해 언니의 연락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처음엔 암 진단이라는 사실 자체에 놀랐던 글쓴이. 그러나 이내 불편함이 밀려왔다. "자기가 필요할 때는 연락 하나도 안 되더니, 자신이 아프다고 해서 손을 내민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복잡한 감정이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제3자의 개입이 주는 압박

더 어려운 건, 친척들의 개입이었다. 글쓴이가 친척 언니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친척 언니는 마음을 먹고 큰아빠(아버지의 형)에게 알렸다. 큰아빠가 언니를 찾아가 확인한 결과, 암 진단은 맞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발생한 문제가 있다. 언니는 자신의 과거 행동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부인했고, 글쓴이를 "꾸며낸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또한 자신이 먼저 관계를 끊은 이유를 글쓴이의 "싸가지와 정신머리 문제"라고 돌리기까지 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큰아빠는 "서로 갈등이 있을 수 있지 않나"라며 그래도 형제인데 도와주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글쓴이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언니의 알코올 중독과 행동들을 친척들에게 자세히 알리지 않은 것 자체가 "착한 언동"이었다. 관계의 진짜 속사정을 모르는 친척들은 "겉으로 잘 산다고 보이는" 글쓴이를 돕는 대상으로 생각하게 된 셈이었다. 남편도 번 돈이고, 집도 대출이라 여유가 많지 않지만, 겉으로는 "괜찮아 보인다"는 외부 시선이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혼재된 눈물의 의미

글쓴이는 '도움을 줄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친척 언니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번호가 절대 유출되지 않도록" 당부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친척 언니와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좋아서, 그 약속을 지킬 것 같다고 느껴진다고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글쓴이가 보인 눈물은 단순한 분노나 거부의 눈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내가 불쌍해서 나오는 눈물인지, 언니가 불쌍해서 나오는 눈물인지도 모르겠다"는 말에서 드러나듯, 그것은 혼재된 감정의 결과였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단절했던 관계가 병이라는 이유로 다시 들어오는 순간, 동시에 남편 혼자 버는 경제 상황 속에서 누군가를 도와줄 여유도 없는 자신의 현실을 마주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친척이라는 제3자가 개입하면서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이 내 잘못처럼 여겨지는 외압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언니의 과거 행동들을 직접 본 친척들이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뇌 손상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 친척 언니는 글쓴이의 언니에게 결혼 때 차비까지 챙겨줬지만, 언니가 축의도 없이 참석하지 않아, 글쓴이의 말을 더 믿는 상황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글쓴이는 자신의 번호를 지키려 하는 의사를 밝혔다. 혹시나 번호가 넘어간다면 또 다시 번호를 바꾸려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 원문 발췌

아기낳고 6개월쯤 현타와서 언니 번호 지우고 저도 번호 바꿨어요. 지 암걸렸다고.. 돈 좀 보태달래요. 불쌍한데 제가 더 불쌍해서 눈물나요. 저는 번호바꾸면서 언니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살았거든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