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에서 피임 문제만큼 민감한 갈등이 또 있을까. 특히 한쪽은 체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직접 감당해야 하는데, 다른 한쪽은 "괜찮을 거야" 정도로 넘어가려 할 때의 그 막막함이란.

익명 게시판의 한 글쓴이가 올린 사연이 바로 그것으로 보인다. 20대 초반 연애 중인데, 성관계 때마다 피임을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진다는 것. 상대방은 피임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은, 남친이 위험한 타이밍에서 조절하는 것을 일종의 기술처럼 여기며, 심지어 "아슬아슬했지만 나는 타이밍을 잘 맞췄다"고 자랑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 발언 자체가 그가 상황을 얼마나 가볍게 받아들이는지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와중에 나온 게 이 말인 것으로 보인다. "임신 그렇게 쉽게 안 돼. 임신할 테면 하라지. 내가 책임질게." 글쓴이가 불안감을 표할 때마다 돌아오는 이 대사를 처음엔 책임감 있는 발언으로 들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되면서 그 의도가 도대체 뭔지 헷갈린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짚을 점이 있다. 그의 발언이 정확히 '뭘 의미하는가'를 추측하려고 하기보다, 그의 행동이 이미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피임을 거부하고, 위험한 순간을 자랑삼아 말하고, 그 사이에 "내가 책임질게"라는 모호한 약속만 던진다. 이런 흐름을 보면, 그 말은 사실 불안함을 언어로 덮으려는 회피일 가능성이 크다. 진정한 책임감이 있다면, "피임하자" 한 줄로 충분할 텐데 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자꾸 피임을 거부하고, 위험한 상황을 운으로 마무리하는가. 행동이 발언과 맞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힐 여지가 있다.

더불어 놓칠 수 없는 게, 책임의 무게가 양쪽에 같지 않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혹시 모를 임신이 현실이 되면,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사회적으로 훨씬 큰 부담을 떠안는다. 그의 "내가 책임질게"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며, 그것이 글쓴이가 감당할 그 모든 변화와 얼마나 동등한지는 진정으로 고민해본 적 있을까. 그럴 리 없다고 본다는 게 많은 댓글의 기본 관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는 상대방과 깊이 있는 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신하면 넌 뭘 할 건데?"라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 그의 답변을 들어보면 진의가 조금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대화 후에도 상대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더 이상 피임 문제가 아니라 신뢰와 책임감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몸과 미래에 대해, 남친의 막연한 약속보다 명확한 선을 그을 시점일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만하다.


📌 원문 발췌

남자친구가 진짜 자기자신이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조심을 안할때가 있는데 어제도 1초만 더 늦었어도 위험했다고 자기가 타이밍조절을 너무 잘했다고 웃길래 제가 그걸로 뭐라하니까 임신 그렇게 쉽게안돼 임신할테면 하라지 내가 책임질게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